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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다 끝나 가네요.. 올해 정말 저를 힘들게 했던 화장품들,,,
게시물ID : beauty_942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래스카연어
추천 : 10
조회수 : 10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2/31 0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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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분뒤면 31이네요.


올 2월 화장품 업계에 들어와 막 신참티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직원은 저 혼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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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ㄹ혜가 싸드로 삽질만 안했으면 후반기 막바지에도 엄청 고생했을건데,, 다행?이도 올해 막바지부터 내년까지
대 중국 화장품 시장은 좀 .. 암울합니다.
당장, 유명 남자연예인을 앞세워 중국시장을 공격적으로 투자한 모 업체는 결제가 잘 안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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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예지력으론 내년 매출은 올해 2/3 수준이 될거라고 전망 하시네요. 그래도 먹고 사는덴 문제 없다고 헣헣헣 하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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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저는 화장품 용기(bottle)을 제작하는 아주 작은 업체에 다니고 있습니다.
몇번 뷰게에 글을 올려 푸념도 하고 질문도 받고 했는데요. 벌써 내년이면 1년이 다 되어가니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저희 업체는 립글로스, 틴트 용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올해 수많은 업체들의 오더를 받으면서 일정 맞추랴 비위 맞추랴 , 여기저기 샤바샤바 하고 어떨땐 감정싸움까지 하면서...

힘든날이 많이 있었지만,, 개중에 가장 힘들었던 제품을 뽑고 싶네요.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고...


첫번째는 ㅇㅇㅍㄹㅅㅋ 입니다.

올해 대략 10만개 이상 납품을 한걸로 기억하는데요. 홍보를 잘했는지 리오더가 쉴새 없이 나와서 일정 맞추느라,, 그 더운 여름날
진땀 뺐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다른거 다 제쳐두고 생산을 맞추기 때문에 행여나 같은 용기로 다른제품 오더가 들어올때는
한마디로 진퇴양난 입니다. 여기저기 입고 시켜 달라는 성화에 담배만 늘어가죠..

두번째는 ㅇㄼㅇ 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거대한 업체죠. 수많은 제품군들이 있고, 수량도 꾸준하게 발주가 들어옵니다.
ㅇㄼㅇ의 특정 제품이 저의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데, 올해 여름 갑자기 8만개 가량의 발주가 들어와 바쁘게 일한 기억이 납니다.
힘들었던 이유는 중간에 인쇄 불량, 용기 사출불량, 조립에서 실수... ,,,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랑 사장님이 불려가기도 했구요.
요즘에도 간간히 발주가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이 물건이 불량율이 높아서 애물단지 입니다.

세번째는 ㅁㅅ 입니다.

이건 초대박이 터졌는지 중국용 발주도 들어오고 대만, 남미에도 런칭한다고 저를 들들 볶네요.
이미 내수용으로도 15만개 정도를 출고 시켰는데, 계속 계속 발주가 들어옵니다. 
이 용기는 탄생과정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원할하게 출고 된적이 없었네요.
불량 처리 하느라, 본업을 제쳐두고 불량처리 하느라 허비한 시간도 많고,, 팔린거에 비해 보람이 별로 없는 ㅡㅜ


네번째는 ㅅㅌㅇㄴㄷ 입니다.

올해 막바지 15만개 정도의 발주가 들어와 정말 정말 급하게 진행한 건 입니다.
이거 때문에 다른 제품건, 사출을 하지 못해 아주 그냥 미추어 버리는줄 알았습니다.
특히나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이 제품과 같은 금형의 오더가 3~4건이 겹치는 바람에 다른건 손도 못대고,,
하루종일 전화로 욕먹기만 하고 ... 사람 피폐해 지게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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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일 하면서 참 느낀거지만.... 업체의 역량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물론 저희 역량도 마찬가지이고요.

클라이언트가 이래저래 요리조리 하면은, 밑에 하청들은 죽어 납니다. 헐허렇ㄹ
예를들어 우리 회사의 어느 제품이 마음에 들어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여차저차 용기의 칼라라든지 인쇄사양 이것저것등이 `최종` 결정되어 발주를 받으면,
정해진 기간내에 참 편하게 진행할수 있습니다.

근데 여러 업체들 보면,, 일단 발주를 띄웁니다. 발주 날자 일로부터 4주라고 합시다.
중간에 사출 칼라가 바뀝니다.
후... 이거 샘플내는데 빨라야 3일이고 보통 5일 걸립니다.
중간에 인쇄 데이터 변경 됩니다. 그것도 2가지 3가지로 늘어나고...
그러면 바뀐 사출칼라 받아서 다시 인쇄 합니다. 못해도 1주일 허비..

갑자기 사양에 없던 코팅을 해야겠다는둥, 칼라가 안맞아서 다시 내야하는 상황들이 발생하면
어느덧 2주 ~ 3주는 걍 지나갑니다. 그래서 어렵게 최종결론이 나면 저희는 1주 ~ 2주 사이에 출고를 시켜야 되는 상황...
이럴때 정말 미쳐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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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똑같겠죠.. ㅎㅎ
안그래도 노안인데 더 폭삭 늙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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