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4살에 이제 대학을 졸업하구요, 상대는 33살 직장인입니다.
2년 동안 연애한 끝에 예전부터 이야기해온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근데 부모님과 친구들이 상대를 너무 마음에 안들어해서 고민이 크네요.
부모님이 마음에 안들어하는건 결혼을 할 때에 경제적인 부분에서 나이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집은 조그만 전세를 얻는데 상대쪽에서 1억을 보태주시고 저희집에서 2천을 보태고 나머지는 저희가 대출을 받구요.
결혼식 자체에 드는 예단이니 예물 같은걸 간소화하기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부모님께서 말씀을 바꾸셔서 추가로 예단을 요구하시고 상대가 예물을 요구하고.. 폐백은 안한다고 하시구요.
또 스튜디오 촬영도 안하기로 했었는데 상대 부모님께서 체면상 해야된다고 요구하셔서 하게 됐는데 저희는 원하지 않았음에도 돈은 나눠내게 됐구요.
그 과정에서 저희 부모님 마음이 상하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집값에 보태는 비용이 차이가 많이 나서 일반적으로 저희가 억울해 할건 아닌거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상대에 비해 나이가 많이 어리다보니까 경제적인 보상심리 같은게 있으신 것 같습니다.
또.. 상대가 대졸자가 아닌 점도 마음에 안 드시는것 같아요.
티나게 말씀하시진 않지만 저와 상대의 학력 차이가 있다보니까 제가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도 이런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제가 딱히 자랑하는게 없으니 나이차만 보고 축하보다는 황당해하는 반응이구요.
그냥 저 띄우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화가 나서는 제가 아깝다며 다시 생각해보라며 만류를 하니 골치가 아파요.
저도 사실 그런 반응을 예상은 했기 때문에 진짜 친한 친구들 몇몇한테만 말을 해놓은 상황인데 축하해주는 친구가 한명도 없네요.
저는 원래 남녀 사이에 차이가 있어선 안됀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남녀차와 별개로 나이차만 생각했을떄...
내가 만약 그 나이에 반대로 9살 어린 상대와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난 어떻게 행동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지금 상대의 행동을 감싸줄 수 만은 없더군요.
상대도 그냥 사겼는데 어린 사람이었던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어린 사람을 선호한다고 얘기했었습니다.
저랑 잠시 헤어졌을때 동갑 나잇대 여자들과 선을 보러 다녔었는데 외적으로 눈에 차지 않았다고 그러더라구요.
그 때 선 말고 다른 만남에서 호감이 좀 생겼다던 여자들도 다 제 나이거나 저보다 어렸어요.
어린 사람이랑 만나고 싶어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동갑 나잇대와 같게 하길 원해요.
연애할 때도 더치페이를 하도록 상대가 눈치를 줬었고 그래서 더치페이를 했었는데 (사실 제가 더 많이 낸 느낌도 있습니다) 그것도 서운했었어요.
상대가 직장 가지기 전에 몇개월 간은 경제 차이를 고려해서 제가 거의 돈을 다냈었는데...
상대가 직장 가진 후에 생긴 경제 차이는 전혀 고려해주지 않으니 좀 섭섭했던것 같아요.
그래도 그 사람의 가정적인 모습과 잘 맞는 성격 종교관... 함께 지낼 때의 편안함과 행복.
무엇보다 그에 대한 사랑을 생각하면 결혼에 대한 마음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상대한테 이런 점들을 이야기 했고 (학력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어요)
자신이 나이차를 배려하지 않았던게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시인은 했어도 앞으로 행동이 바뀔지 잘 모르겠고...
저희 부모님이랑 친구들 인식을 어떻게 바꿔야할지도 너무 고민스럽고... 제 남편이 제 주변인들한테 이쁨 받았으면 좋겠는데...
결혼은 일단 하고 싶지만 마음은 계속 복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현명하고 지혜로운 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렇게 속을 풀어놓으니 시원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