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만의 독특한 모양으로 내 가슴을 채워갔다
네모였다가, 세모였다가, 어느순간엔 완전히 너였다
너의 모양 그대로 내 가슴에 스테이플러가 찍힌듯이
그렇게 나를 너로 채워갔다
그런 네가 사라진 날 내 가슴엔 너의 모양으로 구멍이 남았다
이 구멍을 채워보려 낯선 만남을 가지고, 소모적인 이야길 나누고, 정크푸드같은 사랑을 했지만
이 구멍은 너의 모양이여서, 오로지 너만이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네가 돌아온다 해도 이 구멍은 두번다신 매꾸어 질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려 애쓴 시간동안 벌써 그 모양이 변했을 것이기에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구멍이였다
나는 이것을 온전히 나로써 내 스스로가 채워나가야 한다는걸 안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것들에 귀 기울이며 온전히 내 자신만으로 느낄 수 있던 행복함을 다시 찾아야 한다
한번 뚤린 구멍은 저절로 매워지지 않고 다시 매울수도 없다
그걸 알기에 나는 한없이 커지고 싶다
언젠가 멀리서 본 이 구멍이 그저 하나의 점으로 보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