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게냐 연애게냐 고민게냐 고민하다가 고민했으므로 고민게..
혼자인 크리스마스를 보낸 건 처음이다.
작년까진 딸아이까지 세명이서 보낸 휴일이었는데 올해는 혼자다.
행복을 정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작년보다 행복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와이프와의 성격차이로 별거를 한지 9개월.
틈틈히 딸을 만나는걸로 내가 할 도리를 다하고 있다고 자위했던게 부끄럽다.
크리스마스라고 선물을 사들고 와이프와 딸이 사는 집을 갔다.
딸이 영 어색한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미안하다.
와이프에게는 서로 그리 많지 않은 나이니 서로에게 더 잘 맞는 사람을 찾아보자고 했지만 아이에게는 더 좋은 부모를 찾으라고 할 수 없으니.
그게 미안하다.
아이에게 미안한만큼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미사여구로 치장을 한대도 나는 내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 가정을 버린 사람이다.
차라리 내가 바람이 났었다면, 그래서 돌아갈 생각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텐데.
혼자 보내는 이 휴일들이 이렇게 먹먹할 줄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