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asuwon.or.kr/bbs/?Act=bbs&subAct=view&bid=notice&seq=41425 종교적인 내용 생략하고 요즘 세상에 대해 언급된 부분만 옮겼습니다. 아래 내용은 천주교 수원교구(경기도 거의 모든 지역)의 모든 성당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전문은 링크에 있어요!
3. 세상의 어둠은 힘없고 보잘것없는 사람을 무시하고, 소중한 생명의 빛을 자신의 어둠 속으로 삼켜버립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나라에 이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국가의 대통령이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무시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온 국민이 분노하며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용산에서, 팽목항에서, 밀양에서, 광화문에서 온 국민이 아파하며 절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국민이 맡겨준 권력을 마치도 개인의 것인 양 남용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온 국민은 경악했고 사상 초유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맡겨준 권력을 돌려받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 수많은 촛불의 행렬은 국민 한 개개인이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소중한 생명의 빛임을, 그 어떤 어둠의 세력도 무시하거나 삼켜버릴 수 없는 희망의 빛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4. 결국 지난 12월 9일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하여 대통령 직무는 정지되었고, 우리 앞에는 헤쳐나가야 할 수많은 난관들이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어둠의 실체를 보았고 아직 빛이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새로운 생명의 빛이 밝게 타오르며 어둠을 비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불공정과 불의가 발붙이지 못하는 정의로운 민주사회로 거듭나고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나라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묵묵히 곁에 서서 촛불 하나 밝혀 들고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은 나에게, 나는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빛이었습니다.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내가 가진 생명의 빛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촛불 하나 밝혀 들고 우직하게 견뎌낸다면, 그 어떤 어둠도 이 빛을 삼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5. 오늘, 우리를 사랑하신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모든 곳에서 주님은 아주 친숙한 모습으로 촛불 하나 밝혀 들고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누군가에게는 아들의 모습으로, 누군가에게는 동료의 모습으로, 그렇게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빛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영이 나를 이끄시어 내가 누군가에게 다가가 작은 촛불 하나 밝혀 들고 위로와 희망이 되어준다면 바로 그곳에서 나는 구유가 되고 내 안의 주님이 빛이 되어 그들의 어둠을 물리쳐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