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히 내리는 눈 사이로
니가 걸어왔다
사락 사락 내리는 눈송이보다
조용한 발걸음에도
내 귀엔 종소리 보다 또렷하게 들렸다
70번째 내리는 첫눈을 맞이하며
녹아 없어진 줄 알았던 사랑이
늙은 심장에 따듯한 온기를 돌게 만들 줄은 몰랐다
주책 맞게도
네 앞에 서면 나는 소년이 되었다
내 무릎에 누워 속없이 킥킥대는 너를 보며
나는 15살 소년 처럼 긴장하여 허리를 꽂꽂이 세웠다
나는 너를 꽃처럼 아끼었다
노인의 사랑을 누군가는 주책없다 말하고 추잡하다 말하지만
나는 너를 결코 순수하게 사랑하고 탐하였다
궂은 세월의 차가운 바람도 달뜬 마음은 식히지 못하나 보다
크리스마스 이브 은교 감상후 쓴 시
100번중 4번째 시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