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월호 참사 984일을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12월 24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8반 김재영 학생의 생일입니다.
김재영 학생입니다.
재영이는 컴퓨터를 잘 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에 전공해서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었고, 구글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영이는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도 탐독했다고 합니다. 집에서 쓰는 컴퓨터도 재영이가 직접 조립한 것이었습니다.
재영이는 총명하고 얌전하고 성실한 아이였습니다. 친구가 많지는 않았지만 오래 깊이 사귄 친구들이 있었고 특히 중학교 때 친구들하고 많이 친했습니다. 본래 조용한 성격이던 재영이가 중학교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활달해졌고, 생일에는 친구들을 집에 불러 파티도 했다고 합니다. 재영이가 혼자 알아서 잘 하는 모범생이기도 해서 어머님은 재영이 공부나 학교생활 걱정을 해 보신 적이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재영이가 좋은 친구들을 사귀며 명랑해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님은 무척 안심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들 중에도 재영이와 함께 세월호를 탔다가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재영이와 친구들이 생활했던 2학년 8반 기억교실 전경입니다. 재영이 자리는 왼쪽 분단 앞에서 세 번째, 꽃바구니가 놓여 있는 김대현 학생 책상 바로 앞자리입니다. "우리의 교실을 지켜주세요"라는 펼침 그림이 놓여 있는 곳이 재영이 자리입니다.
그리고 8월 19일 단원고 교실이송식 전날 2학년 8반 전경입니다. 한중간에 "김재영"이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재영이가 사랑했던 강아지 "강산이"는 재영이 이름만 들으면 짖으면서 어쩔 줄 모른다고 합니다. 재영이가 조립한 컴퓨터도 재영이가 떠나간 그 날부터 작동을 멈추었습니다. 부모님은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도, 재영이가 벗어둔 신발도 모두 그 날 모습 그대로 간직해 두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주시면 세월호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1111 문자는 가족분들께 여러분의 마음을 직접 전달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재영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조용하고 성실한 모범생이었던 재영이, 컴퓨터 공학자의 꿈을 키워가던 재영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