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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동거의 차이(부제 : 애 없은 결혼은 왜 하니?)
게시물ID : wedlock_60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커피맛산소
추천 : 19
조회수 : 3075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6/12/23 13:03:01
여러가지 모임이 소복소복 쌓이는...
그래서 타인의 오지랖이 덮쳐오는 그린 연말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딩크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흐흐.

대체로 가장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가
"그럴 거면 결혼을 왜 했냐? 동거를 하지."
그런 분들 한테 일일이 말하기가 힘들어 오유에다가 한 번 써 봐요 ㅎ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겠지만 대략 우리나라 상황을 기준을 말을 해 볼게요.

대체로 동거는 사랑하는 사람과 오늘을 함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도 함께 하겠다는 생각해서 하는 것이지요.

그 미래 안에 양육이 있을 수도 있고 부양이 있을 수도 있고 우리의 미래계획이 있을 수도 있고 기타등등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동거를 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막 어마어마한 사랑을 기반이 되어서 시작하는 게 아니거든요.
통상적으로 "지역"을 공유할 수 있고 각각 독립한 상황이면 보다 쉽게 동거를 하게 되요.
단적으로 대학 자취방이 동거하기 좋은 조건이지요.
직장인의 경우라면
내가 출근하기 부담이 없고 각각 독립한 상황인데 사이가 굉장히 좋다.
이게 기본 전제가 되었을 때 동거가 시작된다는 거죠.

이게 무슨 말이냐면
동거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곳에 새 집을 얻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거에요.
물론 사랑을 하면서 이별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두 사람의 경제적 바운더리가 하나 됨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함께 할 수는 있지만 함께 하기 위해서 내 환경을 재설계 하는 일은 드문거죠.

결혼의 경우는 대체로
결혼을 기준으로 환경에 대한 재설계가 들어가요. 왜냐하면 함께 미래를 보니까요
직장, 가족, 주거 모든 것들을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에 맞춰집니다.

애 없는 결혼이 의미가 없다면
성적 소수자들이 법적으로 혼인관계가 되는 것을 왜 그리 바라겠어요.
이건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 또한 아니지요.

만약 우리가 동거로 계속해서 살아나간다면
배우자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주는 건 나 임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아플 때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없어요.
모든 중요한 결정을 다른 가족이 해야 하지요.

내가 이 사람이랑 수년을 함께 살고 서로를 돌봐왔는데
사망에 이르면 남은 사람에게는 법적으로 아무 자격이 없어져요.

나는 이미 독립해서 이 사람과 가계를 유지하는데
금전적 행위를 함에 있어서 자산 상태를 우리 가계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나의 다른 가족, 즉 부모님의 자산 상태로 우리 가계를 판단하게 돼요.

한 배우자가 실직을 하게 되었을 때 피부양자가 될 수 없구요.
극단적인 예로 배우자의 가족의 사망 같은 일이 생겼을 때 공시적으로 휴가를 받을 수도 없지요.

사회에서 각각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두 사람이 가족으로 묶이냐 안 묶이냐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다른 대우를 받게 돼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결혼의 책임이 무거워질 때도 많고 그 이유로 이혼하시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요.

그냥 그렇다구요 T^T
어차피 저한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한테 말도 못할 거 그냥 한 번 써 봤어요 T^T;;;

부부든 커플이든 솔로든 주변의 오지랖을 이겨내시고 행복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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