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동생이 결혼하던 날이에요.
몇년 전이죠.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해버려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때울 까 하다가
카페가 눈에 띄였어요.
상가 건물 안으로 깊이 들어가야 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에 있는
작은 간판만 건물 출입구에 수줍은 듯이 걸려있었던
어떻게 발견했는지도 모르게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봤어요.
사장님이 이쁘게 꾸며놓으신 가게 안에는 손님이 없었어요.
이렇게 아기자기 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소품으로 가득한
인형의 집 느낌이 물씬 나는 작은 찻집이었어요.
메뉴에는
각종 홍차 이름들이 한가득 적혀있었고,
홍자 외 다른 잎차들이 잔뜩 있었어요.
결정 장애가 발동한 저는 메뉴 앞에서 어버버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친절하게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이런 저런 질문을 해주셔서
메뉴 고르는데 도움을 주셨어요.
그래서 받아온 마르코폴로 밀크티!!
짜잔~
크로와상 샌드위치는 내가 돼지라서 시켜씀여 >_<
암튼 결혼식 가서 뷔페를 처묵처묵 할거지만
저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사장님께 만들어 달라고 해서
차도 맛있게 샌드위치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 다음주엔 별 일도 없는데 다른 차를 먹고 싶어서 또 가봤지요.
그리고 그 다음주엔 가게가 없어졌.....ㅠ_ㅠ
찻집 사장님이 다른 장사 하실 거라고 하시긴 했는데 그렇게 빨리 가게 문을 닫으실 줄은 몰랐어요.
그 뒤로 이만큼 맛난 차는 먹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그립다.
가격도 엄청 저렴했는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