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8년된 친구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뭐라고 표현하자면..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는 그런 친구였죠,
잘 맞지도 않는 성격에 티격태격하며.. 미운정도 정이라고 쌓여 갔고..그렇게 위태위태 8년을 가장 친한친구라는 마음으로 사귀었습니다.
그 친구는 베스트 프렌드라는 이상조건이 뚜렷해서그런지 저에게는 유독 엄격한 친구였습니다. 화나는 코드도 잘모르겠고, 제가 그냥 한말,농담에 유독 상처도 많이 받더랍니다. 똑같은 말도 제가 하면 굉장히 상처받는 친구였어요..때문에 저도 많이 힘들었지요.
어느날 그친구가 나쁜 습관이 생겼어요, 주위사람들 연락을 전부 씹는 습관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카톡도 읽씹 참 많이당했습니다. 그 친구의 그 습관때문에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났지만, 그래도 끝까지 연락했습니다. 잘못한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락이 씹히는건 생각보다 비참합니다. 하지만 화가나도 꾹참고,, 그친구 답장 받기는 참 힘들었습니다만, 제 끈질긴 연락에 조금씩 그친구도 연락을 주었습니다.
왜 그러냐는 질문에 자기도 모르겠답니다...
결국 그러던 와중에 그친구는 얼굴 한번 보지 않은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버렸습니다.
아주 가끔은 연락이 됬지만, 연락씹는 습관은 여전했습니다
그러다가 거기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나봅니다. 저에게 호주에 오지 않겠냐고 물어보더군요.
그친구와 연락이 안되는 답답한 마음에, 직접 만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반, 타지에대한 호기심 반으로
저도 그곳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어찌보면 그게 큰 실수였을지도 모르죠.
그렇게 같이 호주에서 일을 시작했죠.
여전히 맞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항상 붙어있었기에 싸우면 또 화해하고 하면서 버텼습니다
힘들고 서운한일도 있었고 좋은일도 있었죠.
호주에 있는 직장에서 그친구는 먼저 일하고있었고,
같은직장 어떤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금사빠인 친구라 예상했었죠, 항상 사랑에 빠져있는 친구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오빠는 친구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고, 비자 때문에 다른직장으로 떠나게 되었죠.
그리고 그 친구는 며칠 후 직장내 다른 오빠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불같이 사랑하는 친구라 그때도 활활 불타올랐고, 수차례 대쉬했지만 수차례 거절당했습니다.
친구는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먼저 호주여행을 하기위해 먼저 일을 그만두었고
저는 직장에 조금 더 남아 있었습니다.
혼자 남은 직장은 외로웠고, 친구가 좋아했던 오빠를 좋아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저도 차이면 마음 편하겠으나, 왠지몰라도 그 오빠도 저를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친구가 좋아했던 오빠라 죄책감이 생기면서도..
친구가 여행다니면서 또 다른 남자와의 썸씽이 있었다기에 그 얘기를 들으며
이오빠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중 하나라 괜찮지 않을까, 섣불리 판단했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게된 오빠의 마음을 확실히 알지 못한지라 친구에게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질질 끌던게 잘못이었을까요
또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 기간에 그오빠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말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친구에게 허락을 받고 싶었으나 연락은 계속 씹혔고
그와중에 저는 그 오빠가 너무 좋아져버렸습니다.
결국 제마음대로 판단해서 그마음을 받아버렸고
친구에게 장문의 카톡을 했으나
읽씹당했죠
한달 후 ' 너 진짜 그렇게 살지마' 라는 말한마디와 함께
그친구와의 연락이 끊겨버렸습니다.
그친구에게 돌이킬수없는 잘못을했고
용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 오빠와는 지금 300일이 다 되가는데 처음과 변함없을뿐더러 더해진 사랑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러는 한편 죄책감에 300일째 너무 괴롭습니다.
서운할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연을 끊을 정도까지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이상 끝까지 안고 가야겠죠,
간간히 그 친구 이름이 들리면 가슴이 철렁,내려앉습니다.
제가 잘못을 한 일이고, 용서받지못했기에 우울하고 답답해서 그냥 주저리 주저리 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