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79일을 맞이하는 12월 19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8반 이재욱 학생의 생일입니다.
이재욱 학생입니다.
재욱이는 꿈 많고 엉뚱하고 발랄한 소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들은 재욱이를 포함한 "단원고 영재 5인방" 4반 최성호 학생, 5반 김건우(큰건우) 학생, 7반 이준우 학생, 그리고 같은 8반 김제훈 학생이었습니다. 이 다섯 명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함께 작업을 해서 3학년 선배들을 위해 성적비관 자살방지 UCC도 만들고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 SF작품(?) 과학UCC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세월호 참사로 재욱이와 친구들을 허망하게 잃은 뒤에 부모님이 나중에야 컴퓨터에서 발견하셨습니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기하고 편집과 영문자막까지 재욱이와 친구들이 모두 스스로 작업한 성적비관 자살예방 UCC 작품입니다.
재욱이의 꿈은 조경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정원을 가꾸는 조경사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좀 더 살기 좋고 정의롭게 만드는 "환경 조경사"가 되는 것이 재욱이의 꿈이었다고 합니다.
재욱이가 생활했던 2학년 8반 기억교실 풍경입니다.
재욱이를 잃은 뒤에 부모님은 재욱이가 친했던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함께 세월호 진실규명 활동에 뛰어드셨습니다. 재욱이 어머님은 416 가족협의회에서 대외협력 분과장을 맡아 지난주 토요일 12월 17일 민중총궐기에서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자고 힘차게 발언하셨습니다.
재욱이와 "단원고 영재 5인방" 부모님들은 지금도 거의 매일같이 연락하시고 함께 활동하십니다. 작년에는 재욱이와 친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시고 아버님들이 바로 그 소파에서 아이들과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추모하시기도 했습니다.
재욱이 어머님을 비롯하여 단원고 5인방 부모님들을 지난 주 토요일에 모두 뵈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가슴에는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각각 다시고 손에는 국화꽃을 한 송이씩 들고 계셨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65만명이 모였고, 그 중 많은 분들이 세월호 부모님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고 총리공관으로 행진해 주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재욱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상상력과 재능이 넘쳤던 재욱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야심찬 꿈을 가졌던 재욱이와 친구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