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비노기라는 게임을 한적이 있었다.
그 게임의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결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좀 더 되었을까,
현실에서의 외로움을 온라인을 통해 잊으려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도 ASKY인것 마냥
온라인 상에서도 ASKY였고, 나는 랜선연애조차 해볼 수가 없었다.
어느날 친한 지인이 게임에서 결혼을 했고,
외로움에 사무쳐있던 나는 질수는 없다!라는 생각에
거뿔(게임 중 서버내 전채널에 올라가는 채팅)을 통해
"20대 남자가 부인 구합니다!" 를 외쳤고.
마침 친구추가 요청이 왔었다.
친구추가를 하고 각자 소개를 했다.
상대방은 23살의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동갑이라는 기쁨에 친근하게 대하면서
결혼이라는걸 하게 되었다.
하지만 요상하게도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말투이긴한데...여자말투가 아니라...여자말투를 따라하는것 같은 느낌???
그래서 마비노기에서 결혼을 한지 하루도 채 안되어 나는 알수없는 위화감과 불안감에 휩싸였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마비노기 카페에서 게임 아이디를 검색해보았다.
몇가지 거래글이 보였다. 글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게임 아이디를 검색해보는데서 그치지 않았다.
술먹는코딱지 (abcdefgh)
이렇게 닉네임 옆에 써있는 네이버 아이디로 다시 한번 검색을 해본 결과
중간에 닉네임을 변경한 걸 알아냈고
과거, 자기소개를 올린 것을 보았다.
......
그 글에는
어떤 20대 남성의 사진과 함께
자신을 88년생 남자라고 소개한 글이 있었다...............
심지어 나보다 형이었다......
그날 게임에서 부인을 만났다.
"인터넷에서 이런글을 봤는데 사실대로 말하시지?" 직설적으로 캐물었다.
"아...내가 오빠 아이디를 쓰고 있어서..." 변명이 분명했다.
오해를 풀려면 토크온을 하거나, 전화통화를 해보자 라고 했지만 당연히 승낙할리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남자와 결혼했다는 흑역사를 남기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게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이후 외로움에 사무쳐서 이성을 잃었던 나는 이성을 되찾고, 랜선연애 같은 것에 집착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그리고 나 또한 스스로 재미들려서 게이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게 되었으나...
이는 낙인이 되어서, 4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그당시 지인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조차 길거리에서 크게 "게이야 안녕!!!" 이라고 외치고는 한다...
넷카마를 검거한 썰 두번째는 꼬릿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