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78일을 맞이하는 12월 18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박영란 학생의 생일입니다.
박영란 학생입니다.
영란이는 여동생이 둘 있는 세 자매의 맏이입니다. 영란이는 세 살, 일곱 살 터울 여동생들을 잘 돌봐주는 다정하고 속 깊은 맏딸이었습니다. 엄마가 편찮으시면 동생들 식사를 영란이가 챙겨주었고, 맛있는 것이 생기면 꼭 동생들에게 갖다주었습니다. 영란이는 스파게티 등 동생들이 좋아하는 간식도 직접 만들어 주곤 했습니다. 영란이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영란이가 생활했던 2학년 3반 기억교실 전경입니다.
2학년 3반 칠판에도 여러 친구들의 이름과 함께 "박영란" "영란"이라는 이름이 커다랗게 적혀 있습니다.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시작했을 때 영란이는 아침 9시 47분에 먼저 엄마한테 "배가 기울어졌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놀란 어머니가 전화하시자 영란이는 "무섭다"고 울었습니다. 아침 9시 53분, 영란이는 카카오톡으로 엄마랑 아빠한테 "보고 싶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부모님은 팽목항으로 달려가셨습니다.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큰딸을 기다리시던 엄마 꿈에 영란이가 나와서 "곧 돌아갈 테니까 집에 가 계시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바로 그 다음날인 4월 21일 영란이는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영란이를 잃고 나서 부모님은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해서 도보행진도 하시고 삭발도 하셨습니다. 영란이 어머님은 참사 2주기를 맞이했을 때 여전히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암담하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하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영란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동생들한테 세상에서 제일 다정하고 상냥했던 큰언니, 아이들을 사랑했던 따뜻한 영란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