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음슴체
클럽에서
몸 쿵쿵 울리는 음악에 맞춰서 느슨하게 흔들다가
어떤 여성분이 웬 남자랑 시비가 붙는 걸 봤음
멍청하게 옆에서 구경하다가
뒤에서 떠밀려서 앞으로 나감
여성분이 씩씩대면서 "뭐야 넌! 너도 싸울래?" 이러심
눈이 되게 크고 이국적인 분이었음. 한국말도 좀 어색한 느낌.
난 당황해서 "아뇨... 제가 왜 싸워요" 이럼
내 얼굴이 너무 멍청해 보였는지 여성분이 깔깔 웃음
그러다가 좀 조용한데로 나와서 몇마디 나누는데
너무 예쁘셔서
나도 모르게 "그런데 되게 예쁘시네요." 이럼.
그랬더니 그분이 또 깔깔깔 웃다가
내가 맘에 들었는지 자기 자리로 같이 가자 함
가보니까 테이블에 듬성듬성 사람들 앉아있음
무슨 대학교? 모임 같은 느낌임. 나 빼고 다 아는사이인 눈치
멍충하게 앉아있다가 아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그 분이 어디 가냐고 술 더 마시라고 붙잡음
어색해서 가야겠다니까
그럼 번호나 찍어주고 가라고 폰을 줌
헐 이게 웬일이지 하고 번호를 찍으려는데
요즘 일부러 구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구식 2G 폰임
폴더폰인데 너무 낡아서 그런지 번호가 잘 안 눌리는 거임. 두개씩 눌리고, 잘못 눌리고 그럼.
네다섯 차례 시도했는데 도저히 내 번호를 찍을 수가 없음. 내가 벌써 취했나?
여성분이 답답했는지 자기 전화기를 도로 가져가서
번호 불러보라고, 자기가 찍겠다고 함
그래서 번호를 불러드렸는데
번호가 계속 잘못 찍히는거임
그분도 당황해서 "어? 이게 왜이러지?" 이럼. 그 와중에 목소리 귀여움.
그래도 계속 시도했는데
번호가 안 찍힘 -_-;;;
그러다가
잠에서 깼습니다...............
후...............
그분 이름이 칼리번? 인가 뭐 그랬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함미다
클럽이라니 세상에.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는 히키코모리 인생인데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꿈이어서 기억이 선명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