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73일을 맞이하는 12월 13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진우혁 학생과 2학년 6반 최덕하 학생의 생일입니다.
진우혁 학생입니다.
우혁이는 외동아들입니다. 라면을 굉장히 좋아해서 우혁이 별명은 진씨 성을 붙여서 "진라면"이었다고 합니다. 마트에 새 라면이 나오면 궁금해서 꼭 먹어보았고, 친구랑 라면 많이 먹기 내기를 해서 둘이 일곱 개를 먹은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우혁이는 친구들을 잘 배려해주는 자상하고 다정한 성격이었고 조용하고 성실한 모범생이었습니다. 합기도 2단의 실력자였지만 뽐내는 법이 없었고, 친구들이 뭘 좋아하고 어떤 일에 관심을 갖는지 유심히 봐두었다가 친구가 좋아할 만한 것을 선물해주는 섬세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우혁이는 기타도 잘 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어렸을 때는 피아노도 잘 쳤던 재주꾼이기도 했습니다.
우혁이네는 가족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제주도는 이미 가족여행을 네 번이나 갔고, 우혁이가 가장 좋아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혁이는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제주도에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되어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2학년 4반 기억교실에 남아 있던 우혁이 책상입니다. 옆자리에 짝궁 최성호 학생 책상도 살짝 보입니다.
덕하는 세월호 참사의 최초 신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덕하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세월호 침몰 당시에 가장 먼저 해경에 전화했습니다. 세월호가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보낸 신호보다 덕하의 신고전화가 3분 빨랐습니다. 덕하가 침착하게 해경에 신고한 덕분에 170여 명이 목숨을 건졌지만, 정작 덕하는 신고전화를 하느라 부모님께도 전화 한 번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덕하는 일주일이나 지난 4월 23일 4층 선미에서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덕하가 생활했던 2학년 6반 교실, 단원고 교실이송식을 하루 앞둔 8월 19일의 모습입니다.
덕하는 온순하고 착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속 깊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리더십도 있어서 중학교 2학년 때는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덕하는 얼마 전 12월 6일에 생일이었던 4반 정차웅 학생과 친했고 같이 검도를 배웠습니다. 검도 2단의 실력자였던 덕하의 꿈은 "누군가를 지키는" 경호원이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덕하는 그 소망대로 가장 위급한 순간에 많은 사람들을 지켜주고 떠났고, 안산시에서는 덕하와 차웅이의 의사자 지정을 추진했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언제나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우혁이와 덕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부모님의 단 하나뿐인 미래이자 사랑이었고 친구들에게 자상하고 섬세했던 우혁이, 174명의 목숨을 구하고 떠난 용감하고 침착했던 덕하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