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스파게티가 땡겨서 찬장을 뒤졌는데
스파게티 면은 겁나 많이 있는데 스파게티 소스가 하나도 없네요
분명히 스파게티 면살때 소스랑 함께 세트로 샀던거 같은데...... 시무룩..... ㅜㅜ
그냥 밥먹을까 어쩔까 하면서 냉장고와 냉동실을 뒤적뒤적 하다보니 언제 사놨는지도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고기완자 몇덩어리가 기어나옵니다
음..... 어쩌지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래전에 봤던 미드에서 배우들이 스파게티면을 케챱에 비벼먹던게 생각납니다 ㅎㅎ
그래서 이왕 스파게티 먹고 싶었던거 대충 케챱에 비벼먹어 보자 하고 요리시작~
먼저 면수부터 올리고 시작합니다
요리점에서 하실때는 소금을 많이 넣고 하시지만 일반 가정집에서 한번쓰고 버릴 면수에 소금 왕창 투입하기 그래서
밥수저로 한숟갈만 넣었어요
일단 물 올려놓고 다른 냄비에 소스를 준비합니다
미드에서는 진짜로 스파게티 면에다가 케찹만 넣어서 비벼 먹고 실제 미국에서도 그렇게 먹기도 한다는 경우를
듣기도 했지만 음... 약간만 더 수고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양파 1/4 토막 대충 다져서 버터 넣고 볶아줍니다
양파 볶다가 약간 매운 맛이 났으면 좋겠다 싶어서 급히 베트남 고추랑, 후추, 바질 투하
이탈리아 요리답게 페페론치노 같은거 쓰면 좋겠지만 가격이 사악해서리 저는 그냥 베트남 고추를 많이씁니다.... ㅜㅜ
역시나 한국사람 요리에 마늘이 빠지면 안되죠 ㅎㅎ
마늘은 잘 타버리기 때문에 양파랑 다른 재료들 충분히 볶아준 다음 마지막에 넣어줍니다
냉동실 뒤지다 보니 피자 먹을때 토핑으로 쓰려고 놔둔 양송이가 있길래 투하
역시나 찬장에서 굴러다니던 올리브 잎도 몇장 넣어주고 소스의 깊은 맛을 위해 치킨 스톡도 반토막 넣어줬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소스의 핵심인 토마토 케챱 쫙쫙 쥐어짜줍니다
토마토 케챱 자체가 간이 많이 되어 있고 신맛이 강한 편이기에 한번 볶아주면서 신맛을 날려줍니다
그리고 옆에 면 끓이던 면수 좀 넣어서 끓여줍니다
케챱 자체의 간이 쎄기에 간맞추는데 유의하셔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좀 오래 끓이면서 깊은 맛을 내고 싶지만 역시나 대충대충 먹는 저는 옆에 면 끓이는 동안만
같이 적당히 끓이고 바로 사용했네요
스파게티 면이랑 소스 준비하는 동안 냉동실에 있던 고기완자를 전자렌지에 해동하고
다진마늘과 함께 살짝 볶았습니다
제가 워낙에 마늘 매니아인지라 요리에 마늘이 많이 들어가네요 ㅎ
고기완자 겉면이 노르스름하게 익을때쯤 마침 면도 다 삶아져서 바로 면 투하하고 올리브유 살짝 넣고 볶아 줍니다
취향차이인데 간단히 하실거면 그냥 소스 끓일때 고기완자도 같이 넣고 끓이다가 면 익혀지면 따로 볶을 필요 없이
그릇에 면담고 위에 소스 부어서 먹으면 훨씬 간단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설거지 성애자인지라 아주 그냥 설거지를 산더미처럼 만들어가고 있네요 ㅜㅜ
면은 올리브유 넣고 휘리릭 한번 볶음 다음 위에 소스 부어 넣고 다시 한번 볶아 줍니다
저는 팬에서 볶을걸 감안했던지라 면은 5~6분 정도만 삶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마파산 치즈랑 파슬리 뿌리고 완성!!
중간 사진에 보이던 고기완자보다 완자 수가 적어 보이는건 착시일 뿐입니다.... 험... 험....
사실은 굽다가 한개 집어 먹었고 남은건 위에 만들어 놓은 파스타 소스에 버무려서
미트볼 스튜 끓여서 빵 찍어 먹으려고 따로 빼놨습니다 ㅎㅎ
케찹으로 만든 미트볼 스파게티 나름대로 그럴싸 하쥬?
ㅎㅎ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고기완자나 냉동 떡갈비나 냉동 함박 이런거 있으시면 전부 다 사용가능해요
고기완자, 떡갈비 이런거 없으신 분들은 대신 소세지 썰어 넣으셔도 됩니다
그럼 일본식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되죠
PS. 애껴놨다가 주말에 브런치로 고급지게 미트볼 스튜 만들어서 바게뜨 찍어먹으려고 따로 빼놨던 고기완자와 토마토소스는
금방 어머니가 들어오셔서 된장국에 밥말아드시면서 밥반찬으로 전락해버렸네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