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비박이 돌아섰다고 했을 때, 혹자는 탄핵은 물건너 갔다는 글을 썼었고 이내 플랜B 를 준비하여야 한다는 댓글들이 달렸었죠.
하지만 전 물건너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었습니다.
왜냐하면!
민심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고, 이미 촛불로 대변되는 작금의 민심은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생각해서였죠.
그리고 제가 그렇게 생각했던 결정적인 단초가 되었던 것이..
저 옛날 옛적에 들었던 나꼼수 27회의 유시민 전 장관님의 말씀때문이었죠.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이름하야!
떨거지토론회 ㅋㅋㅋ
설전의 배경은 ...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시절...
각종 비리의혹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을 무렵...
주진우가 그때 이명박이 후보시절 의혹과 전과가 엄청 많았는데 , 조금만 그 비리를 밝혀도
충분히 낙마 시킬수 있었는데 왜 안 했냐는 취지로 대화가 시작....
주진우:
아니 근데, 그때 (노무현이)정권을 잡고 있었고 모든 정보와 자료를 취합할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
다 아시다시피 그 당시 이명박후보는 굳이 털지 않아도 먼지가 뚝뚝 떨어지는 사람인데, 제가보기에는 그때 몇가지 자료만 내놓아도 이명박의 맨얼굴(실체)을 보여줄수 있었는데 왜 그런것도 못했나?
유시민:
그런데 국민들이 그걸 몰라서 이명박을 찍었다고 생각하나?
주진우:
아 그래도(그런 흠결의 수준도) 왠만해야 할 거 아닌가..
유시민:
천만에! 당시 민심은..
"(이명박이)걸레인줄 알아! 더러운줄 알아!.. 그렇지만 저걸로 상닦을꺼야!!" 그 분위기였다.
(비리의혹을 왠만큼,혹은 아무리 많이 밝혀도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이명박으로 기울었다는 뜻인듯..)
그리고 다 지나간 얘기지만 안철수 교수가 뜨는게 자기가 노력해서 뜬건가? 아니다.
그냥 그사람이 거기있고 대중이 발견한거다. 이명박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고
우리들이 그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할때 못막는거다 그거는..
주진우:
아니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전과와...
이때 김용민이 끼어듬..
김용민:
그러니까 (이명박을) 막을 수 있었는데.. 최소한 권력이 (이명박이 후보가 되지) 못하게 할 힘은 있는데..
그걸 왜 활용하지 않았나...
유시민:
못하게 할 힘 없다.
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가카께서도 이번에 정권교체를 막을수 있다는 뜻이 된다.
민심의 흐름이 한번 크게 잡히면,, 못막는다. 그리고 그 민심의 흐름은 누가 만들어내는것이 아니다.
그냥 국민들 마음속에 트렌드로, 흐름으로, 잡히는 거다.
주진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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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여기서 간과 할수 없는 것 한가지..
김용민이 무의식중에.... 권력을 활용(?) 할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에도..
유시민의 대답은 흔들림이 없네요.. 개인의 필요에의해 사사로이 권력을 활용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유시민의 건전한 민주주의적 가치관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p/s...
유시민의 답변에대해 첨언하자면.. 당시 이명박후보의 위세가 실로 엄청났다는 거에요..
상대후보인 정동영보다 지지율이 무려 2배 반이나 높았고.. 국민들의 흐름상 절대 이명박을 꺾을수가
없었다는거.. 왠만한 비리는 넘어가는 분위기였고.. 심지어 bbk동영상이 오픈됐는데도 결과는 바꿀수가
없었지요..
설사.. 노무현이 그럴리는 없겠지만 김용민 말마따나 검찰에 압력을 넣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
검찰입장으로선 며칠후면 임기가 끝나는 노무현보다 한창 뜨는 해, 미래권력이 될것이 확실시되는
이명박이 더 무서웠겠죠.
적절한 얘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려말기 공민왕이 이성계한테 중국을 치라고 명령했지만
결국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해서 고려를 멸망시켜버린거랑 비슷할듯....
한마디로 bbk가 아니라 bbk 할아버지급 비리가 나와도 이명박이 대통령되는건 못막았을거라는 얘기.
국민들이 아둔했던거죠... 지금이야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유시민은 바로 이 점을 직관한 것입니다...
"걸레인줄 알아, 더러운줄 알아,.... 그렇지만 저걸로 상 닦을꺼야!!"
정말 그 당시의 국민흐름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촌철살인의 표현이 아닐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