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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170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뚜두루뚜두두
추천 : 1
조회수 : 127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12/04 21:33:04
8시에 퇴근예정.
7시쯤에 그 애가 카톡이 와서는 같이 운동하지 않겠냐고 했어요.
좋다고, 꼭 오늘는 칼퇴하고 갈거라고 말하곤
ㅋㅋㅋ시작됐어요 마지막 퇴근전 러쉬... 현장이 너무 바빠 차마 퇴근할수가 없는 상황.
핸드폰도 못보고 계속 현장 일을 봤어요.
겨우 좀 처리하고 나니 8시 30분.
후다닥 챙겨 뛰쳐나왔어요. 너무 미안한 마음을 안고.
건물 1층에서 30분정도 기다렸대요. 집 나온지는 50분 정도 지났고.
미안해, 너무 바빠서 일찍 못나왔어. 많이 기다렸지.
몸 낮추고 눈 맞춰가면서 그렇게 말하니 '됐어요. 누나가 한두번 이러나.' 하곤 한숨을 푹 쉬어요.
미안. 얼른 나오고 싶었는데... 변명 해도 돼? 응?
됐어요. 지금은 듣기 싫어요.
운동갈래?
됐어요. 늦었어요. 안갈래요.
잠시 섭섭하려다가, 그래도 애가 많이 화가 났구나, 내가 잘못했지, 하곤 카페에 데려갔어요.
음료가 나오고도 한참 말이 없어요.
그제서야 물어요. 오늘 일 힘들었냐고.
힘들었지 뭐, 하고 웃었어요.
뭐가 힘들었냐고 물어요.
별로 이야기 안하고 싶다고 했어요.
힘든일 이야기 해 봐야 날 위로해주기보단 '누가 잘못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애니까요. 누가 내가 잘못한거 모르나요.
그래도 여자마음이라는게, 위로받고 싶고 공감받고 싶은데
괜히 시시비비 가리는 이야기 하면 스트레스 받을걸 알아 이야기를 안하겠노라 했던건데
그랬더니 인상 찌푸리면서 한숨을 푹 쉬어요.
그쯤 되니 저도 이제 인내심이 바닥나요.
말없이 몇분 있다가 음료를 다 마시고 일어나요.
집쪽으로 걷다가 짜증스러운 말투로 나보고 왜그러냐 물어요.
왜. 나 괜찮아.
말안할거에요?
한참이나 침묵하다 큰 마음을 먹고 이야기 했어요.
사실 나도 힘들어. 일하다가 혼도 많이 나고, 7시간 내내 말하고 현장보고 힘들었어. 그래도 너랑 운동하고 싶으니까 같이 가자고 했던거잖아. 늦은건 정말 미안한데, 내가 왜 늦었는지 안듣고 싶다며. 운동도 가기 싫어졌다며. 근데 내 기분이 어떻게 마냥 밝아.
그냥 사소하게 말다툼하다가 눈물이 왈칵 터졌어요.
너무 서러워요. 일하다가 혼난것도 생각나고, 그걸 위로받지 못하는 상황도 싫고, 위로받고싶어하는 내 나약함도 싫었어요.
웅크리고 앉아서 양손으로 얼굴 가리고 뚝뚝 울다가
오늘은 전화하지 말자. 나 오늘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일찍 자고 싶어.
이랬더니 왜 또 그러냐고, 문제가 뭐냐고 해요.
문제는 없고 스트레스 포화상태라 지금 당장 여유가 없다고, 자고싶기만 하다고. 집에 가자고 하며 애써 웃었어요.
한참 말이 없던 그애, 실망이네요 누나. 하곤 집으로 가버립니다.
따라가지 않았어요. 혼자 조금 더 울다가 저도 집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나중에 전화와서는 일주일간 연락하지 말자고 하네요.
그러자고 했어요. 내 스스로도 여유가 없는데 그러는게 맞는것같아서.
마음이 그냥 아파요.
잘해보려고 했더니, 그냥 안맞아요.
그애는 내가 문제래요. 내가 너무 예민하고 내가 너무 변덕이 심하대요.
근데 어쩌면 좋아요 난 이게 최선인데.
난 이게 최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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