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석희형님이 하신 한마디가 며칠동안 내내 가슴 한켠을 시리게 만들었습니다.
"뒷일을 부탁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머릿속에서 그 말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3차 5차 광화문에 다녀왔지만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시청앞에서 아직도 계시는구나!'하는 것 말입니다.
이번주는 진짜 집에서 소주 한잔하며 쉬고 다음주에나 나가봐야지 했던 일정이 급하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급행을 놓치고 2시간 가까이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늦어져 7시부근...
8시가 넘어서 광화문 앞 광장에 사람들이 뜸해지고난 뒤 시청앞에 있을 분향소를 향해 걸어가다 뭔가에 끌린듯 이순신 장군님 동상 아래 세월호 깃발이 걸린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시청앞에 있는줄만 알았던 유가족분들 분향소가 거기에 있더군요.
줄을 서기 위해 분향소 앞을 지날때 분향하고 나오시는 분들 눈에서 눈물이 보였습니다.
가슴 한 곳이 뻥 뚤린듯 아파옵니다.
분향을 하고 나오는데 상주분이 인사를 하십니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그 한마디가 하고 싶었는데 미안한 마음에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 나왔습니다.
후원 신청도 하고 진상을 밝히자는 서명도 하고 가사 바꿔부르기와 자유발언을 보다 막차를 타기위해 서울역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서울역 지하 박사모 집회하는 곳에서 빨간색 박근혜 하야 피켓을 들고 계시는 남자분 두분을 보았습니다.
박사모 회원들이 두분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위협을 해도 조용히 계시는 두분...
경찰 두명이 제재를 못하고 한명이 지원을 부르러 간 동안 피켓을 빼앗고 고성을 지르는걸 앞에 서서 몸으로 막아내고 경찰들이 오는것을 보고 저 사람들 집회신고 하고 하는거냐고 항의하고 올라오니 현장 발매라던 입석표도 매진...
강남역으로 버스타고 이동해서 직행버스를 타고 다시 일반 버스로 갈아타고 집에오니 12시가 훨씬 넘었습니다...
소주 한병을 마시고 잠자리에 누워 다시 되뇌입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와서..."
이미 2년전에 끝냈어야 할 일인데...
그 부탁 가슴에 새겼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눈 부릅뜨고 끝까지 지켜 보겠습니다.
출처 |
주책없이 끓어오르는 40 중반의 내 가슴 속 어딘가...
P.S. 광화문 귀퉁이 어딘가 현수막에 달아놓는 누군가가 쓴 글은 명언이라 같이 보시라고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