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이 있어 좀 늦게 촛불집회에 합류했더니
주 대열에는 끼지 못하고 근처 변두리에서 맴돌게 되었는데,
불이 켜진 양초를 감당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시는
초보촛불러 분들을 여럿 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다음에 또 촛불 집회 할 일이 생기면
양초 다루는 요령 글이나 오유에 쪄야겠다,
설마 다음 주에 또 나와야 하겠어? 라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던 저는 탱자탱자 놀다가
금요일이 되어서야 박지원을 연료 삼아 분노를 활활 태우며
초보촛불러를 프로촛불러로 만들기 위해 글을 씁니다.

 

물론 LED 양초가 올해 촛불시위의 핫 트렌드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순백의 양초를 들고 마음을 담아 서 있죠.

그런데 요즘처럼 집회 인원이 100만 150만 200만 매주 신기록을 경신하는 때엔
붐비는 인파에 낯선 집회 현장에 우왕좌왕하다가
이쪽에서 머리카락 타는 냄새가 난다 하면 저쪽에서 양초에 꽂혀 있던 종이컵이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전 오지랍이 하늘로 솟아서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면 다 참견하고 다니는데

이왕이면 많은 분들이 보시면 더 안전하고 좋겠다 싶어서 ☞☜

 

그래서 쪄봅니다, 집회시 양초 관리 요령!

 

 

 

 

많은 분들이 종이컵이 탈까봐 컵을 아래로 내려서 종이컵을! 보호해 주려 하십니다.
지금은 회사고, 저는 월급도둑질 중이고, 마땅한 사진이 없으니 서투른 그림으로 표현해 보죠.

 

 

이런 식으로 종이컵을 애껴주느라 촛불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으면,

 

 

곧 시커멓게 종이컵에 그을음이 생기기 시작하구요,

컵이 기울어 불꽃이 컵에 닿기라도 하면 활활 타오르게 됩니다. 퐈이야!

 

 

촛불이 안으로 쏙 들어가게 종이컵을 올려서 바람을 막아주세요.
불꽃이 흔들리지 않으면 화재의 위험도 훨씬 적습니다.

 

 

이건 프로촛불러 지인의 양초 태우기 스킬을 보고 배운 건데,
초가 타면서 촛농이 고여 있다가 초를 타고 흐르는 경우
손에 묻으면 뜨겁기도 하고 불편하니까 가끔씩 초를 기울여서
촛농을 종이컵 바닥에 떨어뜨려 줍니다.
종이컵도 단단하게 고정되는 일석이조의 효과!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다가 머리카락이 종종 촛불에 참변을 당하는 걸 보게 됩니다.
특히 저처럼 키가 작은 분들은 건장한 남자분들이 초를 들고 있는 위치가 뒤통수인 경우가 많죠...
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집회 중에는 머리를 묶읍시다 !ㅁ!

 

그밖에 핫팩은 양쪽 주머니에 한 개씩, 옷에 붙이는 걸로 배에 하나 등에 하나 붙이면 좋다던지,
밖에 오래 서 있으면 발꼬락 시리니까 수면양말 신고 운동화 신으면 좋다던지,
털모자 하나 가방에 넣어두고 있다가 급 추워지면 뒤집어 쓰면 완전 좋다던지....
이런 사소한 팁들도 댓글로 같이 나눠봐요~~~~ 

 

내일은 날씨가 훈훈할 거라고 하죠.

하지만 장시간 밖에 있다 보면 아무리 훈훈해도 한기가 느껴지게 마련이에요.

든든하게 입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나오시는 분들은 좀 더 신경 쓰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