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성정치학적 pc 담론에 좀 민감한 편이라 일상에서 쓰는 용어나 문서상으로 정리하는 용어에 신경을 좀 쓰는 편입니다
가령 저는 번역을 할때 그/ 그녀 구분을 안하는 편을 선호합니다
그런 성별상 구별은 근대 시기 서구어를 중역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알고있고 근대가 한참지난 오늘날 같은 세상에 굳이 근대 외래어에서 파생된 용어를 쓰면서까지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에 젠더이분법을 적용할 필요를 못느끼기 때문입니다(마찬가지로 일본어에서도 그녀를 뜻하는 '카노죠'가 근대 이후 생겨난 단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쓰는 방식과 언어관을 타인에게 억지로 요구하긴 어렵습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통념, 문화적 습관은 결국 사회구조의 산물이고 그러한 산물들을 낳은 사회문화권과에서 살아가는 저 역시 그로부터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pc운동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구요)
그런점에서 저는 현재 활발하게 일고 있는 계몽적인 pc운동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문화적 관습과 통념같은 것은 결국 사회/문화구조의 산물입니다(보통 전자가 후자에 비해 늦게 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pc운동을 계몽적이고 과격하게 하는 사람들은 후자의 문제는 제쳐두고 전자에 젖어있는 사회 다수 구성원들을 문제삼습니다
이 용어는 쓰지마 이 용어를 써 이런 방식으로.. 사회적 논의와 토론은 없고 계몽과 교육만 보입니다
근데 어떤 용어를 안쓴다고 하루아침에 그 용어가 통용되던 사회와 세상이 바뀐답니까? pc의 취지 자체는 긍정하지만 그 방식은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Pc를 추구하는 운동가들이 좀더 폭넓은 공감대를 얻기 위해선 먼저 타인과 동등한 차원에서 대화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