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역 고3이고 오늘 오후에 정시 상담도 앞두고 있습니다.
수능 결과는 모의고사 때보다 떨어져서 3등급 초반 정도이고 제가 지방에 사는데 지방 국립대 갈 정도는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인서울 국문과나 신방과 쪽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걸 고집하는 이유는 제가 희망하는 진로가 출판사 & 광고회사 & 방송국 이런 쪽인데
제가 사는 지방에는 저런 쪽 회사가 전혀 없습니다. (작은 지방 방송국 정도는 있습니다만)
여기서 국문과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교직 밖에 없어요...교직에는 전~~혀 흥미가 없습니다!
전 제 진로에 대해 많은 기회를 접하고 싶어요!
아빠는 너 마음대로 해라~ 하시는 편이시지만
문제는 엄마.
제가 사는 지방의 국립대에 가길 원하시고 재수는 결사 반대하십니다.
저희 집은 우선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고 제가 장녀라 그런지 엄마가 저한테 의지하는 것도 크셔서 서울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으세요.
서울에 간다면 입학금이랑 첫학기 등록금, 집세는 내주지만 그 이후에는 다 제가 알아서 하라고 하시고요.
저도 휴학 후 알바& 학자금대출을 생각하고 있고 첫 학기 이후에 집에 부담 줄 생각이 없습니다.
이건 학창 시절 내내 마찬가지였는데
저는 한 번도 학원, 과외, 사설 독서실을 다녀본 적이 없고.
교복도 명절에 받는 굵직굵직한 용돈 모아서 사고, 사복도 마찬가지고요.
2달 정도 드럼을 배우고 싶어서 학원 다닌 적 있는데 이것 역시 제 용돈 쪼개서.
아, 수시 전형료도 제 돈으로 냈네요.ㅎㅎ 135000원! 휴
그래서 재수를 하게 되더라도 집에 부담 줄 생각이 없어서 5월이나 6월까지 알바하면서 공부하다가
모은 돈으로 본격적으로 6월,7월쯤 독서실 다니면서 공부할 생각이에요.
재수학원 같은 건 꿈 꿔 본 적도 없어요....ㅎ
반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여러가지로 찾아봤는데
'반수는 상급 대학 가려다 삐끗해서 중상급 대학 가는 애들이 하는 거고, 지방 국립대 수준은 재수가 나을 듯' 이라는 의견이 많아서...
반수에 대해서도 조언 부탁드려요.
암튼 엄마는 제 계획 듣자마자 펄쩍 뛰세요. 절대 안된다고.
집안에 재정적 부담도 없는데..참.. 그리고 저희가 고향에서 엄청 먼 곳으로 이사 와서 눈총?눈치? 줄 친척이나 이웃친구 그런 거 없습니다.
제 계획이 보편적인 정서와는 많이 어긋나고 몽상적인 부분도 있다는 건 압니다. 엄마도 그걸 지적하고 계시고.
하지만 전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고3 내내 무너지는 멘탈, 체력 저 혼자 추스려가며 열심히 했고 결과가 안 좋은 것 뿐, 더 열심히 하면 된다!'가 제 생각이에요.
솔직히 전 제가 공부했던 과정이 완벽하다고 느끼지 않고 그래서 실패했으니 아쉬워 더 완벽하게 공부하고 싶고요.
제대로 공부에 생각 잡은 게 고2... 고3 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내신도 엄청 올리고 동시에 모의고사 등급도 엄청 올렸고요. 학교에 거의 살다시피 했습니다.
국어는 뭐, 국문학과 희망하고 있으니 거의 1,2등급이고 후반 모의고사 때는 100,98이였고(비록 수능은 망했지만..국b^^)
수학은 계속 잘 못하는 부분..재수하면 엄청 보강해야죠.
원래 문창 실기 쪽에 생각이 있어서 고2 2학기 때 수학을 놨어요.
그래서 미통은 아예 하나도 몰랐죠.
고3되서 미통을 처음 공부해서 이 정도도 감지덕지라 생각해요.
더 공부해야죠. 그래서 제가 아쉬운 거...ㅠㅠ
영어도 초반엔 못했고...50점대 나오고 충격먹었죠.
기본 영단어도 몰라서 초반엔 영어 단어장 보고 또 보고
그러고는 연계 교재를 3~5회독씩 계속 돌려 지문 통째로 외우다시피 해서 쭉 끌어올려 2등급 찍고.
영어 1등급 못한 것도 너무 아쉬워요.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
사문은 1~4 왔다갔다 했어요. 세계사 택해서ㅋㅋㅋ다른 하난 사문. (한국사 하려다 그럼 머리가 뽀개질 것 같아...)
제가 역사를 참 좋아하는데 역사는 절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아, 논술도 ebs들으며 독학. 학원 다니는 친구들한테 조언도 많이 구하고 맞춤법성애자 친구한테 맞춤법 첨삭도 받으며ㅎ
최저 못 맞춰서 떨어졌습니다. 2합4...!
실력은 기본적인 글솜씨, 다독으로 인해 객관적으로 무난.
하지만 첨삭을 못 받는다는 독학의 약점. 이건 찾아보니 ebs에 첨삭 서비스가 있더라구요. 재수하게 되면 이용할 생각입니다.
이런 식으로 설득했지만 씨알도 안 먹히고!
이젠 엄마가 저를 과소평가하는건가, 제가 저를 과대평가하는건가 헷갈려요.
저도 저에 대한 자신감을 점점 잃는달까....
친구들한테 조언을 구하면 반응이
'넌 학원도 안 다니고 어떻게 그렇게 공부했냐? 엄청 독립적이다, 난 그렇게는 못 살 것 같다. 멋지다.'
'넌 열심히 했고 성과도 났었잖아.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응원한다.'
이런 식이고.
엄마 설득에 대해서는
'우리 엄마도 지방 국립대 가라고 해. 여기 대부분이 엄마가 그렇게 권해. 난 당당하게 인서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엄마한테 진 거고.
너는 꼭 이겨서 인서울 해라.'
'너네 집안이 굉장히 독특한 경우라서.. 너도 독특하고.. 그래서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해야 될 지 잘 모르겠다. 독학 재수 자체가 힘든데 알바까지?'.../
담임 선생님은 조언을 구할 인물 자체가 안되요.
교직자이긴 하지만 교육자는 아닌 분이세요.
본인 실적에만 관심 있는 분이라 수능 성적이나 수시 불합 같은 걸 공공연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다 말하면서 꾸짖고 다그치는.. 몰상식한 분이죠.
고3 내내 불합리한 일처리로 울린 학생이 한둘이 아녀요.
그래서 더 많은 조언과 의견이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
(+담임 욕도 같이 해주시면 좋아요^^ 저만 욕해서는 분이 안 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