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얻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 능력' 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있던 어떤 것' 이다.
아버지 덕에 평생 제 손으로 제대로 돈 한번 안벌어보고 호의호식한 사람이
아버지의 후광으로 권력을 잡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감.
자기 손으로 뭐하나 일궈본적 없고 능력도 없지만 일단 많은 사람들이 빨아주고 대단하다고 박수쳐줌.
그리고 물려받은 것을 바탕으로 점점 잘 나가고 줄 서는 사람이 늘어나니 더욱 더 돈과 권력을 잡게 됨.
2. 한국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결국 금수저 아래다.
정말로 순수하게 자기 능력으로 현재의 위치를 확보한 사람. (김연아)
자기 분야에서 정말로 능력이 있고 대외적으로도 그걸 인정받는 사람이 있음.
하지만 어느 날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늘 그랬듯이 이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 함
(귀속지위에서 비롯된 권력이 성취 지위를 압도하는 상태)
그리고 자기 능력으로 성취한 사람이 이 명령을 거절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몰려오게 됨.
3.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현상이며, 결국 무능한 사람이 유능한 사람 위에 있으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다.
무능하고 능력없지만 물려받은건 많은 사람이 윗자리에,
그리고 그 사람 비위를 맞추는 사람들이 그 줄타고 위로 올라감.
이렇게 귀속지위는 공고해지고,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제 손으로 뭐하나 이룬것 없는' 인간
혹은 자기보다 무능한 사람에게 비위를 맞춰야 살 수 있게 됨.
즉,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은 실제로 무능력하지만 무언가를 결정할 '권한'이나 '권력'을 갖게 되고,
반대로 금수저 못 물고 태어났지만 능력있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찍히지 않는게 가장 중요'해지게 됨.
능력 발휘해도 성취 지위가 귀속 지위를 넘어설 수 없고,
협력까지는 아니어도 찍혀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거슬리는' 행동은 하면 안됨.
최종적인 결정은 언제나 가장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권력을 가진 사람'이 하게 되고,
이 나라에서 '가장 권력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태어날 때 쥐고 있던 패가 많은 사람.' 일 뿐이다.
이번에는 그게 대통령이었던 것 뿐이고, 경제 분야에서 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재벌들의 회사 운영방침이 그렇듯이. 회사의 방향은 가장 유능한 누군가가 아니라,
회장 아들이 결정한다.
결국 사회는 정말로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태어날 때 부터 가진게 많은 사람의 한낱 '기분'이나 '개인적 취향' 선호에 따라 좌우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많이 느낄 수 있는 점이다. 그리고 삼성 자동차가 이건희가 자동차 매니아여서 생긴것처럼.
그렇게 우리 나라 사회는 유능한 사람의 전략적 판단보다 가진 사람의 개인적 선호나 취향이 더 중요한 사회라는 말.)
4. 유능한 사람들이 사라지는 이유.
김연아는 자기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 그리고 전세계에서도 적수가 없는 거의 외계인 수준이지만
김연아 만큼은 아니어도 능력있는 수 많은 사람,
김연아만큼은 아니어도, 적어도 그 사람들보다 능력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게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솔직히 김연아 같은 사람은 국적 인종 성별 불문하고 한 시대를 관통하는 천재다.
이런 사람이 사회에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나.
김연아 정도나 되야 거절하고도 먹고 사는 것 이다.
그 정도 못되는 수 많은 사람들? 이 사회를 떠나거나, 그 사람들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 이다.
비위를 잘 맞춰서 나름대로 성공하더라도, 결국 그들에게 '최종적인 결정권은 없다.'
즉, 우리 사회는 유능한 사람들을 내쫓거나 유능한 이의 능력에 기반한 사회가 아니라,
물려받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얼토당토않은 가치관이나 기분 따위에 의해 돌아가는 사회라는 것이다.
빅토르안 (본인의 의사에 의해 귀화했기 때문에, 한국명으로 부르지 않는 것이 예의라 여긴다.)의 결정이 대표적인 예이다.
솔직히 빅토르가 무능했나? 그정도 되도 쫓겨나는 것 이다. 그정도로 유능해도 기득권에게 등지면 떠나야 되는거다.
무능한 사람들의 기분에 맞추지 않는 유능한 이들을 몰아내고,
금수저에게 꼬리를 흔드는 보다 무능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회.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현재의 대한민국이고,
김연아 정도나 되니까 이렇게 시끄러운 것 이다. 그정도 입지전적인 인물이나 되니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어느 분야에선가 김연아가 될 지도 모를 수 많은 아이들을 이렇게 압살하고 있고,
우리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분야가 이렇게 돌아간다.
내가 이번 사태를 보고 느꼈던 것은, 이 사건이 그저 한국이라는 나라의 구조 아래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일종의 '그들만의 질서'가 표면화 된 사건에 불과하다는 점 이고,
그래서 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