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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0] 그의 소설같던 연애소설 2-2
게시물ID : love_158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일로군
추천 : 1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20 03: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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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2805048&page=1


 
다음날 다시 만난 그녀와 나는 예전보다 그저 조금 더 친하게 지내는 동기가 되었다.
그저 조금 더 친해진 동기.
내가 3개월 뒤 군대에 입대하고, 군생활동안 이따금씩 편지를 주고 받았다.
휴가때 동아리방에서 잠시 본적은 있어도 둘만의 데이트같은건 갖지 않았다. 

전역 후, 그녀와 나는 다른 과였지만 과 특성상 교류가 종종 있었고 같은 수업을 듣기도 했다.
얼마후 둘이 술한잔 하게 되었다. 전역하고 처음 가지는 그녀와의 단 둘의 술자리.

"여기 지나가다가 많이 본 곳인데 처음 들어와봐."
"나도! 근데 맛이 꽤 괜찮네? 오늘따라 주물럭이 땡겼는데 여기 오길 잘했다."
"그러게."

이런 얘기로 시작했으나,

"오빤 그 과로 왜 전과했어?"
"아 그건 네 가지 이유가 있는데.." 

주저리 주저리 말하다보니 대화가 뜬금없이 무거워져버렸다.
"그래서 난 졸업하고..."
점점 무거워진다.
이것으로 그날 우리의 대화의 주제는 예전의 대학 새내기때와의 같은것이 아니게 되었다.
본인의 과 선택 이유, 앞으로의 방향, 삶의 가치 등 대화는 몇시간이나 이어졌다.
술집 가득차 있는 대학생들의 가벼운 웃음소리 사이에서 우리만 묵직한 대화가 이어졌다.
술병이 쌓여갈수록 그 무게는 더 무거워졌으나, 우리 표정은 전혀 무거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 처음 본 건설적인 모습이 반가웠고 본적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오빠가 이렇게 진중한 생각을 갖고 있는줄 몰랐어."
"넌 나보다 세살이나 어린데 이 대화를 다 유도해내고 다 받아치고. 너도 참 깊다." 

어느덧 혀가 어눌해져 있는 둘은 충분히 취할때 까지 더 마시며 얘기했다.
술이 들어갈 수록 더 깊어진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일어날까?"
내가 그 얘기를 던지고 일어났지만, 지금 그녀를 보내기 싫었다.
"좀 걷자."
그녀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낮은 따뜻하고 밤은 추운 날씨탓에 얇게 입은 우리는 다소 날이 차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덕에 내 팔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감쌀 수 있었다.
"프흡, 오빤 취하니까 스킨쉽을 하는구나ㅋㅋ" 
씨익 웃곤 아무말 없이 학교에 들어왔다.
그저 이 시끄럽고 사람많은 학교앞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걷다 보니 거기였다.

학교엔 역시나 인적이 드물었다.
저 앞에 벤치가 있는 숲이 보였다.
벤치에 앉아있다가 슬며시 누웠다.
그녀는 나와 반대로 누웠다.
한 벤치에 양쪽 끝에 각자의 다리가 있었고, 두 사람의 머리는 벤치 가운데서 만났다.

나뭇잎 사이로 까만 하늘을 보았다.
추움과 시원함의 딱 중간이었던 바람이 휙 불어오면 그녀의 향이 따라서 내 코로 들어왔다.
그녀의 볼의 온기가 내 볼로 전해져 온다.
문득 별거없던 하늘이 작품인듯 풍경인듯 보였다.
그녀는 저 하늘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좀 전까지 몇시간이나 마주봤었던 그녀지만, 갑자기 엄청 보고싶어졌다.

 '좀만 더 그리워하다 볼까, 그녀가 하늘을 볼 시간을 좀만 더 줄까, 혹여나 눈이 마주치면 민망하진 않을까, 아, 모르겠다 그냥,,'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봤다.
그녀의 뺨을 볼 새도 없이 그녀도 날 봤다.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입을 맞췄다.
천천히 입을 뗀 그녀는 나를 지긋이 바라봤다.
차츰 입술을 벌리더니, 그날 유리창 넘어 눈빛으로 하던 말을 꺼낸다.

"나 오빠 좋아해."

술취해 어눌해진 혀였지만 똑똑하고 분명하게 말을 했다.
그녀의 뺨에 손을 올리며 난 대답했다. 

"우리 따뜻한 데로 갈까?"

그날 밤, 우리는 서로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구석구석을 뒤지며 뜨겁게 안았다.

그녀와의 드라마는 이렇게 시작할 것 같았는데,
출처 실화에 MSG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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