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아르헨티나 팬들이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리우 데 자네이루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브라질 경찰도 초비상이 걸렸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규모 경찰 병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숱한 화제를 남긴 이번 월드컵은 1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시작될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개최국 브라질이 4강에서 탈락해 열기는 다소 식은 감이 있지만 독일과 아르헨티나 팬들에게는 최고의 긴장감이다. 독일은 1990년, 아르헨티나는 1986년 이후 월드컵 우승 경력이 없다. 20년이 넘는 갈증에 많은 팬들이 직접 자국을 응원하기 위해 브라질로 모이고 있다.
이날 결승전이 열릴 마라카낭 경기장은 약 7만4000명 가량의 최대 수용 규모를 자랑한다. 이미 결승전 티켓은 모두 동났고 암표를 통해서만 표를 구할 수 있는 실정이다. 경기장에서 맞붙을 양팀 선수들의 각오만큼 팬들의 각오도 굳건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독일 팬들이 1만3000명, 아르헨티나 팬들도 그 정도의 수가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경기장에만 3만 명에 가까운 양국 국민들이 집결하는 셈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신경전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르헨티나 팬들이 이미 브라질로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결승전 입장권이 없다. 그러나 표가 없어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응원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찰과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이 숫자가 무려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리우 데 자네이루로 가는 비행기 표값만 왕복 2750유로(390만 원)에 이른다. 1주일 뒤 이 비행기 표값은 1/5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아르헨티나 팬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준결승전 승리가 확정된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브라질 각지로 가는 항공기가 모두 만석을 이룬 채로 떠났다는 후문이다. 브라질 이민당국은 "비행기가 아닌 버스나 차로 브라질에 건너온 아르헨티나인들도 현재까지 1만 여명에 달한다"라면서 대규모 축구 공습을 예고했다.
당연히 치안에 비상이 걸렸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패할 경우 분노에 찬 팬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응원단 규모가 상대적으로 초라하기는 하나 독일도 전통적인 '훌리건'의 국가로 악명이 높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폭력성에 있어서는 유럽에서 잉글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집단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경찰을 쇠파이프로 폭행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뜨려 정부가 공식 사과에 나선 나라도 독일이었다. 'A급 블랙리스트'들은 이미 출국조차 불허됐지만 잘못하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에 브라질 경찰 당국은 이날 리우 데 자네이루 전역에 총 2만5787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당국은 "경기일에 한해 리우 데 자네이루와 브라질 전역에 특급 치안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려와는 달리 치안 사고가 많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린 브라질이 마지막 작전에 들어간 가운데 월드컵 트로피의 주인이 가려질 시간도 점차 다가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