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박사모 측에서 5000여명 정도 세력을 규합하여 서울역~광화문 행진을 한다고 합니다.

이때 박사모 측과 물리적 충돌이 생기면 절대 안됩니다. 물리적 충돌이 생기면 순식간에 이는 진영논리로 포장됩니다. 보수파 중 현 세태에 대해 침묵만 하던 다수의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박근혜 편을 들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박사모에서 굳이 촛불집회를 하는 곳인 광화문으로 행진하는 것은 애시당초 이러한 목적이 있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나. 간단합니다. 더더욱 평화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박사모와 충돌하는 순간 진보 대 보수의 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퀴어퍼레이드 같은 거 하면 기독교 신자 몇몇이 와서 퀴어퍼레이드 참석자들을 도발합니다. 이때 퀴퍼 참석자들은 주먹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같이 행진하거나 박수를 쳐주는 식의 행동으로 상대방을 무안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박사모의 이번 행진은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박사모가 광화문에서 별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더라도, 그들과 같이 촛불을 들고 같이 걸어간다면 아직 중도의 위치에서 침묵하는 다수의 국민들 마음을 더더욱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번 촛불집회가 결국 3.1운동처럼 되는거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시대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권력도 이제는 유한하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때는 무력투쟁이 더 적합했을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대마다 정공법은 당연히 달라집니다. 마치 한국전쟁때 군사교리와 지금의 군사교리가 다른 것 처럼 말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우리보다 더 긴 시간동안 싸워왔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고작 한달도 안된 우리의 싸움을 굳이 스스로 자조할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