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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의 한주... (벙커침대에 꽂혔다 개고생한 이야기)
게시물ID : interior_120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약
추천 : 17
조회수 : 2091회
댓글수 : 54개
등록시간 : 2016/11/14 05:59:24
아직 바스라진 멘탈이 다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이달 초.

늘어만 가는 온갖 잡동사니 쓰레기가 가득한 좁디좁은 원룸에 작은 공간이라도 만들어보고자 했고, 
아이디어를 짜내던 중 벙커침대라는 아이템이 급 생각났음
예전에 군에 있을때 2층침대 생활을 해보기도 했고 침대 밑으로 책상을 넣으면 꽤나 방을 넓게 쓸 수 있을것 같았음

그때부터 약 1주일간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을 뒤져가면서 싸고 튼튼한 녀석을 알아봤고, 방 사이즈와 얼추 맞겠다 싶은 물건을 발견해서
얼른 주문하고 배송까지 삼일을 기다렸음

하루 이틀 사흘.... 기다리던 침대는 도착했고 들뜬 마음으로 조립을 시작했음
... 저 무거운 쇳덩어리를 혼자 조립한다는게 아무리 남자라도 중노동이었음 ㅋㅋㅋ 
그래도 다 조립하고 나니 뿌듯했음

매트리스를 올리기 전 높이를 대략 알아보고자 침대위로 올라갔다가 1차 멘붕 발생...
생각했던것 보다 높이가 높았던 것이었음... 
매트리스까지 올리면 앉는건 고사하고 햄버거 패티마냥 천장과 침대 사이에 껴서 자야할것 같았음

일단 그렇게 하루가 다 지났고 일단 쓰던 매트리스를 침대아래 공간에 다시 깔고 잠

둘째날.
다이소에 가서 쇠톱과 톱날 몇개, 쇠줄을 사들고 집으로 귀환한뒤 한숨을 쉬며 침대 프레임을 바라봤음.
높아서 안되면 자르자...
일단 기둥 하나를 분해하고 보니 상판이 쳐짐. 급하게 방 구석에 있던 서랍장과 협탁을 쌓아 대충 높이를 맞춰서 기둥을 뺀 모서리에 받쳐두고
작업에 돌입했음.
얇은 쇠파이프라 금방 자르겠지 했지만 나는 쇠파이프를 무시해서는 안됐었음...
기둥을 풀어서 자르고 다시 조립하고를 네번 반복하고 나니 하루가 다 갔음.
그래도 높이가 꽤 낮아졌고 오늘은 지쳤으니 매트리스는 내일 올리자 싶어서 잠.

셋째날.
연 이틀을 쇳덩어리와 씨름했더니 온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이제 매트리스만 올리면 노동은 끝이라는 생각에 얼른 해치워야 겠다고 마음먹음
... 매트리스도 혼자들면 꽤나 무거웠음. 
그것도 단순히 드는것 뿐이 아닌 약 1.8미터 높이로 들어올려야 하는거라 죽을 지경임
남은힘을 짜내 매트리스를 들어올렸고 머리속에 '하 진짜 끝이다!'가 스쳐갈때쯤, '통' 하고 프레임 안으로 떨어져야 하는 매트리스 한쪽 끝이
안전바에 걸림.
난 내가 7년동안 깔고 잔 매트리스가 슈퍼싱글이라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음...
여기서 2차 멘붕 발생...
이미 다리도 잘라버려서 반품은 택도 없고, 엊그제 사서 배송받은 물건을 내다버릴 수도 없었음.
할 수 없이 7년이나 쓴 매트리스와 작별을 고하기로 함.

집 근처 가구매장에 가서 매트리스를 알아봤고 20만원에 꽤 괜찮은 매트리스를 득템...했으나 슈퍼싱글이 아닌 그냥 싱글 매트리스는 공장에서
가져와야 한다 해서 이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결제만 하고 집으로 옴.

그렇게 이틀을 더 보내고 새로 받은 매트리스를 또 낑낑거리며 침대에 올리고 나니 모든 일이 끝남.

완성된 침대에 올라가 새 매트리스의 감촉을 잠시 느끼다보니 일주일간의 고생과, 무엇보다도 엉망이 되어버린 통장 잔고가 머리에 스침.

프레임값 20만원에 배송비 3만원... 설치하는데 만으로 이틀.. 뜻하지 않은 매트리스 구매로 인한 20만원 추가지출...

몸도 마음도 엉망 진창이 되어버린 일주일이었음.

혹여나 벙커침대를 고민하고 있는 오징어님들께 한말씀 드리고 싶음.

'제발 꼭 잘 알아보고 주문하세요... 생각없이 도전했다 제꼴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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