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태어난지 3일만에 역사적인 그 날이 왔고 저희 아버지는 광장으로 뛰쳐 나가셨더랍니다. 산후조리 중인 아내와 갓난쟁이 첫째 딸이 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로 참여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입학하자마자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싸우길 두려워하지 않으셨던 나의 부모님...끝내는 그 악랄한 독재 정권을 물리친 국민이 된 그분들을 전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딸이 이제 광장으로 나갑니다. 그래도 자식된 도리로서 부모님께 걱정끼쳐 드릴까봐 차마 말씀드리지 못하고 나왔네요...... 일이 바빠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보내야하는 남편에게도 미안합니다. 그래도 나같은 게으름뱅이라도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난 한국인으로 태어났으니까 이 한국이라는 나라가, 나처럼 평범한 소시민이 살아가기에 그 어느 나라보다도 안전하고 정의롭고 공평하고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아마 오늘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을 구름떼처럼 파도처럼 많이 만나게 되겠지요. 오만하고 무능한 저들에게 그 어느때보다도 폭풍과 쓰나미같은 국민의 준엄한 뜻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 모두 지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