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바람이 있다면
그저 아침에 일어나 누군가의 안위가 내게 있는것
그의 근심과 걱정을 받아줄 어깨와 가슴을 가지는것
한끼를 먹을 때 그의 온전한 하루 세끼가 걱정되나 걱정되지 않는것
함께 앉아 울고 웃으며 삶을 나누고 느끼고 키워나가는것.
누구에게나 있으되 준비되지 않은자에게 허락되지 않을것처럼 보이는 아주 사소하고 작아 보이는 바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세상이란 틀안에 사는동안에 필부필녀가 그러하듯 가끔은 소중한것을 잊고
가끔은 가던길이 아닌 바뀐길을 걸을지라도
마치 기러기처럼 본디 자기길로 다시 돌아오는 힘을 가지기를 꿈꿨었고...잃었다.
너를 만나고 부터 다시 한번 오랜시간 바랬으나 접었던 꿈들을 펼쳐놓고
멀고 힘든길이라도 하나도 멀지않고 하나도 힘들지 않은 그 길을 가자 했다
내가 그대에게 바라는것은 나의 마음을 알아달란것도
그대가 나와 같은 길을 가라 바라는것도 아니다
그대는 그대의 길을 걷기에도 바쁘고 힘들테니 나는 그저 묵묵히 그대에게서 좀 떨어진 길을 그대와 함께
갈 수 있도록 길을 당겨 걷기만 하면 되고
작은 바람이 이루어져 그대 걷는 그 길에 작게 박혀 잘그락 대는 자갈들을 치우고 반듯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금더 작은 바람이 이루어 진다면
이왕 가는 길 꽃같은 그대에게 비단신에 튼실한 말한마리 붙인 꽃마차 타고 갈 수 있게 해주면 그만이다
그렇게 가는 길에는 이름모를 풀들과 좋은 향기의 꽃들이
사락사락 불어와 청량함을 주고갈 산들 바람과
무심하게 흐르는 물줄기와
기지개를 열심히 펴는 나무들이 제 손 드리워 만들어주는 쉬어갈 그늘자리들이 있기를..
그렇게 바란다
때론 비도 치고 변덕스런 바람이 화도 내겠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를 서로에게 더 가까이 기대고 함께 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언제나 삶과 이상과 사랑의 긑은 함께하고 함께하지 않아 즐겁고 슬프다.
이름모를 보라빛이 나를 삼키고 이내 검붉어져 칠흙으로 내달아도
나는 그저 담담히 저 위의 하늘을 보아왔다
거기엔 늘 파랗게 둥근하늘이 검게 물든 하늘엔
조각조각 빛나는 별들과 빙글빙글 도느라 바쁜 달이 가끔은 얼굴을 보이고 가끔은 사라지곤 했다.
그렇게 있으면 어딘가에서 그대의 얕은 미소와 따스한 말들이 나를 들어올려
이내 어지러이 나와 함께 날아다녔다
그렇게 날던 어느날 그대는 사라지고 나는 그대로 떨어져 칠흙속에 던져졌다.
보지않았던 동안 칠흘같은 어둠은 더 보라빛과 검붉음으로 부풀어 올라
더이상 올려다 볼 하늘이 없이 높게 자라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이상 예전처럼 가만히 서있지 아니한다
아픈 다리와 거친 숨소리를 내지를지언정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걷고 걸으면 그대가 나를 볼 수 있을 그자리에서
혹여 내가 그대를 부를 수 있는 그자리에서 설 수 있을테니까.
나의 그대는 그대에게 달린 무거운 굴레와 짐을 안고 무거운 나까지 안으려 너무 힘이 들진 않았는지..
내가 좀 더 일찍 그대의 짐을 나눌 수 있었다면 서로가 이렇듯 힘이 들진 않았을 텐데..
어리석고 눈이 먼 나는 그대의 짐을 알면서도 외면 하진 않았던가..
반성과 후회가 나를 뼈저리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뒤로 미루겠노라
지금은 그대를 바라며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