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울었다.
나는 누나보다 8살 어린 늦둥이 동생이다.
바쁜 부모님때문에 누나가 날 키웠다.
누나는 나한테 엄마나 다름 없었다.
누나는 동생때문에 학교도 포기하고
어른이라고 불리기 어린 나이에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누나가 남자친구라고 집에 데려온 남자가 있었다.
누나를 다른 사람한테 뺐기는것 같아서
무작정 그 남자를 싫어했다.
누나는 그 남자랑 내가 고3 때 결혼했다.
그때도 싫었다.
우리 엄마가 결혼하는거 같아서 너무 싫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매형은 참 좋은 사람이지만
그때는 너무 싫었다.
나도 어른이라 불리기에 어린 나이인 20살이 됐다.
그렇지만 우리 누나처럼 가족을 위해 포기할줄 모르는 진짜 어린 어른이 됐다.
내가 하고싶은걸 다 하고
가족들한테 피해를 주면서까지
내가 하고싶은걸 고집했다.
내 나이 29
아직도 가족에게 피해를 주며 내가 하고싶은걸 고집하지만
그래도 이제 좀 사람 노릇을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늘 형한테 전화가 왔다.
누나의 첫번째 아이이자 나의 첫번째 조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고
그 얘기를 듣고 누나한테 전화를 했다.
누나가 너무 나한테 희생한것도 많고 맨날 내가 얻어먹기만해서
이번에 내가 찾아가서 조카 옷도 사주고
누나랑 밥도 맛있는거먹자고
내가 사겠다고 말했다.
누나가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