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신속한 대처로 위기에 빠진 초등학생 15명 등이 목숨을 구했다. ' 경남 김해지역 한 마을 주민들이 등굣길 초등학생을 태운 학원차량 등 철길에 갇힌 차량 2대를 극적으로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남 전역에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오전 7시55분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좌곤리 광대현마을 삼거리 무인 철길 건널목. 15명의 초등학생들을 태운 채 신호대기 중이던 학원 승합차량이 철길에 접어들면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뒤따라오던 승용차 한 대도 학원차량과 마찬가지로 철길에 갇혔다. 두 차량은 철길을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했으나 이날 내린 눈으로 철길 앞쪽의 높은 경사로를 넘어가지 못했으며,꼬리를 문 채 뒤따라오던 차량들 때문에 후진도 못하고 철길 위에서 헛바퀴만 돌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열차 통과를 알리는 차단기가 내려와 차량들에 걸쳐지면서 긴박감은 절정에 달했다. 차단기가 내려진 뒤 열차가 그 지점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0~40초.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때마침 이 광경을 지켜본 마을 주민과 행인 등 5~6명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철길로 내달렸다. 차단기를 강제로 들어올린 주민들은 우선 승용차를 철길 뒤쪽 공터로 밀어냈다. 승용차부터 치우지 않고는 학원차량을 빼낼 수가 없었던 것. 승용차를 철길에서 무사히 빼낸 주민들은 다시 학원차량으로 달려갔다. 주민들은 워낙 급한 상황이어서 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을 내리게 할 정도의 여유도 없이 차량 자체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멀리서 열차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차량은 여전히 헛바퀴만 돌았다. 그러길 수차례,한 주민이 철길 건널목에 놓여있던 모래와 염화칼슘을 가져와 뿌리자 드디어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량을 철길에서 빼낸 후 불과 10초 뒤 부산발 마산행 열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주민들의 신속한 대처가 없었더라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학원차량 운전사 김모씨는 "철길 차단기가 학원차량 지붕 위에 걸쳐졌을 땐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민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끔직한 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당시 구조작업에 나섰던 마을 이장 김경진(53)씨는 "이곳에서는 평소에도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이 차단기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관계당국에 개선을 요구해도 고쳐지지 않고 있던 차에 이날 끔찍한 사고가 날 뻔했다"면서 "마을 사람들이 애써준 덕분에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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