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동물원에 들어가자 마자 왼쪽방향으로 벽을 타고 걷다 보시면 아주 긴 산책로가 나옵니다.
저희는 원래가려던 길이 아니고 잘못들어온건데도 분위기도 너무 좋고 사람도 거의 없어서 그냥 ' 오 이런길이 다 있네 '하며 길을 걸어가고있었는데.
정면에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뒤돌아보시더니
' 여기 여치 좀 보세요! ' 라며 여치를 손바닥 위에 올려서 한창때의 소녀마냥 웃음지어 보이시는 겁니다.
조금 의아하고 이상했지만 아주머니의 해맑은 모습에 저도 뭔가 반응을 해드려야겠다 싶어
' 오! 세상에나! 여치가 다있네요 와 쩐다! xx(여친이름)야 이거봐 이거봐! 여치가 다있네! '
하고 격한 반응을 해드렸습니다. 그러며 뒤를 돌아 여자친구 쪽을 보니
저 뒤에서 왠 아저씨가 헐레벌떡 살짝 뛰다시피 걸어오며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순간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정면을 보니 아까의 소녀같던 해맑은 모습의 아주머니는 온데 간데 없고
그자리에는 아저씨와 똑같은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는 아주머니만이 계셨습니다.
글 겁나 못쓰네요.
암튼 너무 부끄러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