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졸입니다. 제가 딱히 공부에 관심있진 않았지만 21살 군대에서 이상한 병에 들려서 4년간 군복무하고 투병생활하면서 학교는 커녕 제 앞가림 하기도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던지라 평소 흥미있던 그림부터 시작해서 3d 프로그램까지 틈틈히 공부를 하고 비교적 손에 익숙했던 그림으로 작은 일자리도 구하며 재활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제목의 대졸자는 이런 과정에서 같은 업계에 비슷항 시기에 뛰어든 대졸자 친구입니다. 그 친구는 당시엔 학생이었죠. 무튼지간에 같이 일하다보니 이 친구가 저를 깔보는게 적나라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도 그런게 저는 그 때 실력도 변변찮았고 고졸에 뭣보다 한창 약쟁이로 살 때라 외관도 ㅋㅋ... 좀 별로였죠.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3년여 흘러 최근에까지 그러한 상태였나 봅니다. 취직이 확정되기 전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경력정리때문에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서 서류를 뽑는데 이 친구가 제 뒷담화를 직살나게 하고 다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캬~ 내용중엔 전혀 사실아닌 부분도 많아서 마녀사냥을 당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다 간만에 이 친구 및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만날 자리가생기게 됐습니다. 거기서 이 친구가 열심히 말문을 여는데 어디로 이직을 했네 연봉은 얼마네 신나게 자랑을 하더니 너도 직장구한다며? 일한게 있어도 고졸이고... 넌 좀 아프니까 연봉 얼마 받아도 가야겠다... 어떡하니... 이런식으로 걱정이라는 비닐을 씌운 힐난이 이어지더랍니다. 다른 친구들은 얘가 대낮부터 취했니 어쩌니 이러고 커피도 독하면 취한자더라 이러더라고요. 내버려두라고 대충 몸짓해줬습니다. 왜냐면 전 취업확정된 상태였거든요. 그 대졸자 친구보다 연봉 복지 근무시간 네임밸류 어디 하나 떨어지지 않은곳으로요. 천천히 얘기를 다 듣고 이 얘기를 해주는데 놀라더랍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옆에서 극딜을 넣어주더군요. 자기는 딴에 걱정이었고 현실을 짚어주려던거라던데 한 친구가 장미꽃을 상대 손에 쥐어주면 가시줄기에 상처만 나기 마런인데 심지어 너의 말은 이미 시들어 문들어진 꽃이였다고 네 말로 들었던 얘 (저입니다)와 내가 본 얘가 너무 달라서 놀랐는데 이렇게 보니 니가 제일 못됐다고 일갈해줍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따로 나와서 얘기를 하는데 처음에 저 친구 통해 저를 안 사람들은 병역기피자 혹은 약쟁이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때문에 안내켜도 몇분 만나게 됐는데 듣던거랑 다른게 있으니 의아했다고 하더군요. 프리랜서처럼 회의 후 각자 집에서 작업하고 온라인으로 일을 처리하니 만날 날이 몇번 없어 그낭 그런갑다 생각하다가 그게 3년이 쌓여서야 뭐가 맞는지 확신하게 됐답니다.
지나보니 별로 재미없는 얘긴데 나름 열심히 사니까 주변에서 커버도 쳐주고 알아주기도 하고 얄미운 녀석 제 힘으로 당당히 눌러보기도 하고 잃어버린 20대가 보상받는 느낌 아주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한 2년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사이다게에 글 썼는데 지금은 좋은 친구까지 얻어서 그런지 탄산체감이 따블이네오. 긴 글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드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