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깁니다.
글을 올리는 이유는 답답한 요즘 시국에 조금이나마 사이다를 드리고 싶은 마음과
같은 일을 겪으신 분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올려봅니다.
1. 사건의 시작
며칠전 집 컴을 켜니 두둥..
C를 제외한 집컴 하드들이 (화면에는 사후에 스샷한거라 2개지만 당한 하드는 총 3개였다) 비트로커로 암호화 되었있었다.
나의 하드를 비트로커 암호화한 해커는 1 비트코인(오늘 시세로 84만원 정도)을
전송하면 하드를 풀 수 있는 복호키를 준다는 텍스트 파일을 해커이메일과 함께 남겼다.
메일 첫줄에는 이 영문 글을 번역하기 위한 구글 번역 사이트 주소가 있었다.
다른 자료들이야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D에 있던 우리가족의 모든 사진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는건 나와 와이프에게 재앙이었다.
와이프는 약간 울먹이는 것 같았다.
2. 해결 방법은 ?
비트로커(bitlocker)는 윈도우 엔터프라이즈 버전 이상에 탑재된 기본 기능으로 중요 자료를 암호화 해주는 기술이다.
키가 없으면 MS도 풀지못한다. T.T
요즘 유행하는 랜섬웨어를 통한 방식은 최신 백신에 의해 탐지될 수 있으나 비트로커는 윈도우 기본 기능이기에 백신이 탐지할 수 없다.
1) 키파일이 하드나 USB 에 있으면 풀 수 있다.
내 하드를 이렇게 만든놈이 하드에 키를 남겨둘리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혹시나 해서 관련툴을 가지고 검색해 보았으나 역시나 키는 없었다.
2) 무차별 대입법(brute force) 시도
무차별 대입법은 그냥 키를 1을 넣어서 복호화가 되는지 확인해 보고 안되면 2넣고 안되면 3넣고 이렇게 계속 해보는 방식이다.
궁금증 1) 비트로커는 최대 몇자리 암호를 받는가 ? 검색해보니 100자리까지 받는듯하다.
궁금증 2) 관련툴이 있는가 ? 컴앞에 앉아서 하나씩 넣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3. 시간은 ?
사실 모든 암호는 풀린다. 인증서 암호도 웹사이트 암호도 몰래 숨겨둔 야동 암호도 풀린다.
단 시간이 오래걸릴 뿐이지..
1자리 부터 100자리까지
각자리에 가능한 입력은 숫자(10) + 영문대소문자구분 (26 *2) + 특수문자 (30) = 92 개
92 * 92 * 92 *..... * 92 = 92의 100승정도 되는 것 같았다.
집컴 보다 조금더 사양이 좋은 회사컴은 1초당 몇개나 암호를 넣어 체크해볼 수 있을까
툴을 돌려보니
초당 5개
92의 100승을 시도하려면
약 292,471,208년 7개월
길어도 몇년이면 될 줄 알았는데 좌절이었다.
그냥 1 BTC 송금하고 데이터 복구할까 싶었다.
4. 대안 ?
1)GTX 1080이나 타이탄 같은 카드를 PC에 꼽으면 속도가 초당 5에서 320 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거 살 가격이 1 BTC보다 높다는게 함정이다.
물론 와이프 눈치안보고 합법적인 컴 업글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왠지 맞을 것 같았다.
툴 가격도 $995 생각해야한다.
속도가 100배 증가해도 292,000,000 년이 292,000 년 되는거 뿐이다.
위풍당당한 회사 서버 8코어 16 스레드 제온에서 돌리면 어떨까 ?
하드이미지(500G) 를 회사 서버로 수시간동안 올려 떨리는 마음으로 초당 속도를 체크해본다
초당 5개 동일하다 CPU 파워와는 크게 상관없는 것 같다.
3D일을 하고 있는 친구네 회사 시스템이 GTX 1070 을 쓰고 있다는데
그 친구 를 꼬셔 그 회사 3D 렌더링을 잠시 멈추고 전체 시스템에섯 각 서버마다 10자리씩 돌려서 해볼까 ?
1080으로 오픈한 PC방을 하루 빌려 각 PC당 10대씩 셋팅해 돌려볼까 ?
그래서 292,471,208년이 10년이내로 줄어들것 같진않았다.
그리고 PC방 요금이나 친구를 섭득하는 비용이 더들지 않을까 ?
좌절 그냥 1 BTC 주는게 나은 방법인가
5. 문득 예전에 본 납치 영화가 떠올랐다.
랜섬(ransom)의 뜻도 몸값 아니겠는가
납치범과의 통화에서 네고시에터는 협상전에 생존증거를 요구하는 그런 영화였다.
그래 해커에게 메일을 보내 생존증거를 요구하면서 스샷을 받아 몇자리 수 인지 체크해보자.
스샷에의한 자릿수 오차가 좀 있더라도 시간은 많이 단축가능하지 않겠는가
짧은 영어 실력이 부끄러웠지만 메일을 보냈다.
이런 메일은 무시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답변이 왔다.
"내컴에 접근할 수 없어서 스샷은 보낼수 없다. 돈 보낸사람들은 모두 암호를 받았으니 걱정말라
정원하면 teamviewer id,암호를 주면 원격으로 접속해서 실제 풀리는지 보여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좀더 강하게 밀어붙여보았다.
"이미 해킹당했는데 또 원격을 연결해줄수는 없다. 당장 내가 인식할수 있는 고유값 ip,mac,하드 시리얼 번호 같은 것과
함께 키를 모자이크해서 스샷으로 보내라"
답변이 왔다
"자기는 모든 감염 PC 하드를 동일 암호로 했기에 별도로 pc info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였다"
오 그래 그럼 내 3개의 하드는 모두 동일 암호이군 !!
오호라... 원격으로 접속해서 키를 넣어본다구....
가슴이 두근 거리며 잃어버린 우리 가족 사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들어와봐라 퇴근후 집에가서 teamview id,pw 를 주기로 메일로 약속을 했다.
6. 가족 사진 찾기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
아마도 해커는 원격으로 들어와서 키를 넣고 복호화 하는걸 보여준뒤 다시 암호화 할 것 같았다.
최고의 방법 1) 복호화 하는 순간 랜 케이블을 뽑아버린다. 이미 복호화 하였기에 랜케이블만 뽑으면 해커와는 안녕이었다
차선책 2) 예전 보안 프로그램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가 누가 질문했다
"DRM 이고 키보드 보안이고 로깅이고 다 좋은데 핸드폰으로 찍는 건 어떻게 합니까 ?"
몇억짜리 보안 프로그램 판매가 물거품 될뻔한 순간이었다.
접속부터 키 넣는거 촬영하면 암호부분이 실제 텍스트가 아닌 * 으로 표시되어도 자릿수는 알 수 있으니까 희망이 있다
그래 핸드폰으로 찍자
그리고 모든 입력을 저장해두는 키로거도 설치해두자
암호 필드 또 원격 모드라서 키로거가 정상작동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설치해두자
프로세스 목록 검사할 수도 있으니 키로거 이름을 svchost.exe로 바꿔서 숨겨두자
준비완료 후 해커에게 메일을 보냈다.
7. 해커가 다시 내컴에 들어왔다
해커에게 teamviewer id,pw를 메일로 전송하고
한손엔 핸드폰 다른손은 랜케이블을 잡고 복호키를 넣는 순간을 기다려본다
아뿔사 !!!
해커는 키를 넣기전에 cmd 창을 넣고 shutdown /r 을 먼저 입력한다
PC는 1분이내로꺼진다 그리고 teamview에는 원격컴재부팅후 재접속 기능있다.
재부팅하면 키로거는 못쓰게 될 수 도 있구나
순간적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재부팅 되기전 하드 복호키를 넣어서 복호화 되는 걸 보여준다 몇초
그리고 컴은 재부팅되었다
복호과정은 오래걸리기에 재부팅하면 다시 암호화 상태로 남게된다.
아마도 해커는 이런 요청을 많이 받아본듯하다 그래서 shutdown /r 을 미리해두었구나
잠깐 보여주기만 할 의도로..
동영상 촬영을 마시고 랜케이블 뽑고 PC는 재부팅 되었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키로거를 열었다
두둥... 있다 !!!! 복호화키가 !!!!
각각 하드를 복호화해본다
해커에게 메일이 온다
두글자 "So" 보여줬으니 송금하라는 뜻일테다
해커는 애초에 암호화를 100% 하지 않았다 그래서 복호화 과정중에도 폴더와 파일을 볼 수가 있었다.
된다..된다... 가족 사진 여기 다 있다
해커에게 메일을 보내야되는데 그간 영어로 보내는데 스트레스도 받았겠다
이럴때 쓰라고 우리 네티즌들은 "인실좆"이라는 말을 만들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인실좆"은 구글 번역기가 훌륭하게 번역해주지 못했다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를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니 이렇게 해석해주었다.
"Life is practical Oh jotman"
한글로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를 보냈다
의도가 100% 전달될지는 모르겠으나 속은 무척 시원했다.
해커가 말한데로 모든 해킹 PC 하드의 암호키를 동일하게 했다고 하니
저랑 같은 일을 당하신 분은 아래 키를 넣어보시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으셨나요 : ) 오늘 새벽까지의 일이네요
비슷한 일로 어려움 있으신 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 궁금한거 있으시면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