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내공과 함께하는 하드디스크의 짤방들.
이제 더 이상은 안돼겠다 싶어서 동게에다가 사진 올려볼라고 망원 초보가 대공원가서 애들 땡겨봤십니다.
사실 '대공원 내의 동물원 가본건 처음' 입니다.
왜냐구요?
어릴때 갓 개장한 대공원을 데리고 가지 않고 코끼리열차만 타고 서울랜드만 갔지 + 호수 주변에서 하는 사생대회~ 만 가본 탓에,
'정작 대공원 내의 서울동물원' 을 가본건 인생에 있어서 '처음' 이었던 겁니다.
참 웃기죠? "우와 뭐 이렇게 운 지지리도 없는 불쌍한 아재가 다 있냐" 싶을거에요.
대공원과 20분 거리에 살면서 30년 인생만에 처음으로 서울동물원 진입이라니 ㅋㅋㅋㅋ...
게다가, 전 고등학생때까지만 해도 동물원 입장은 무료인줄 알았습니다.
그때 "학생은 천원내고 들가야된다" 라는 말도 처음 들었죠. 멍청하냐고. 동물원이 공짜인거 봤냐고.
컬처쇼크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잡설은 그만하고 시작할게요.
[ 사진은 누르면 커집니다. 1600 X 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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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는 언제나 그대로, 몇년만에 오는 대공원인지 모르겠습니다.]
[ 이 분수대도 마찬가지. 옛날과 변함엇이 있어줘서 괜히 고마운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 옛날에 기억하던 구식의 다 낡은 폰트가 아닌,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뀐것에 대해서는 세월의 힘을 느꼈습니다. ]
[ 내가 알던 분홍색의 낡아빠진 코끼리 열차가 아냐!? 우와! 존나 신기해! (...)
옛날에는 분홍색과 파란색 해서 3교대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
[ 서울대공원의 가장 큰 명경. 이 풍경은 몇십년이 지나도 바뀌질 않아서 참 좋네요. ]
[ 카메라의 성능 테스트부터 우선 하고.
일단 OK 입니다. ]
[ 망원 테스트 겸 수많은 먹이 사료를 놓치지 않는 매의 눈빛의 참새들. ]
[ 미니 피그라고 하는데 도저히 미니피그라는 이유를 모를 정도로 거대한 녀석. ]
[ 내가 잘생겼양.
양이 아재보다 헤어스타일이 끝내주네요. ]
[ 만화에서나 나오던 양과 염소들의 ㅡ 자 눈.
실제로 망원땡기고 보는데 저 눈이 진짜 되는 눈이었군요. ]
[ 집토끼는 여전히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미동도 없습니다.
코만 벌름벌름 거릴뿐. 그래도 귀여워요. ]
[ 아싸! 득템! ]
[ 어린이 대공원에 있던 다람쥐원숭이.
아주 시도때도 없이 활동적으로 돌아다닙니다.
왜 줄을 안타나 했더니, 너무 작아서 안보일뿐 아주 열심히 줄타고 놀더라구요. ]
[ 헤헤 거기 아저씨 건초좀 주고 가지 그래 엉?
썩소가 아주 일품이었던 순간. ]
[ 건초 먹으면 어떻고 안먹으면 어떠하리 이렇게 되새김질 하면 되는 것을...
백염소에게는 간디 염소라고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찍는 내내 아주 곱상하게 되새김질을 하더군요. ]
[ 아재 누구여 시방 우리 찍는겨?
렌즈 셔터 돌아가는 소리에 !? ?! 거리면서 반응하던 미어캣들.
홱홱 고개 돌아가는 스피드와 , 장난 치다가 렌즈 셔터소리에 멈춘놈 포즈가 일품. ]
[ 잠시 이렇게 실거미가 보이는(?) 꽃도 찍어보고. ]
[ 꽃가루가 잔뜩 묻어있는 꽃도 찍어보고. ]
[ 어린이 동물공원만 돌았는데도 왜 입장료 2천원을 받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수경시설이 좋았습니다.
꽃 상태도 아주 괜찮습니다.
다만 장미농원은 8월에 완전개화하니 어쩔 수 없다. 라는 이야기도 해주시더군요.
대공원이 너무 크다면 오히려 이곳에서 가볍게 노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 드디어 서울동물원에 입장.
30년만에 처음입니다! (...) ]
[ 처음으로 반겨주는 플라맹고.
아주 활달히 움직이더군요. 도망가지도 않고 울음소리도 우렁찼습니다. ]
[ 기린사는 기린들이 미동도 없을 줄 알았더니 아주 활달히 움직여주면서 속눈썹의 매력을 발산하더랍니다.
우리가 2개가 있는데 좌우로 열심히 왕래하면서 호기심도 돋궜지요. ]
[ 호주관에 있는 아름다운 수경. ]
[ 캥거루 과목이 있던 곳인데 이녀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샌드백을 설치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워낙 많이봐서 그런지, 오히려 샌드백을 설치하는 자원봉사자들 근처로 가면서 호기심을 마구마구 표현. ]
[ 아재. 좀만 기다려 내 펀치실력을 보여줄랑게.
그냥 가면 알제? ]
[ 아프리카 관으로 이동.
얘네들 뭐냐.
그럴땐 이렇게 죽은척을 해야돼.
일단 간 좀 보자.
얼음같이 움직이지도 않아갖고 관객들에게 "저거 인형아냐?" 라는 오해 많이 받은 녀석.
프래리독이라는 녀석이었습니다. 땅굴을 아주 잘판다고 하더군요. ]
[ 귀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사막여우는 어찌나 인기 좋던지 애들이 자꾸 깨우더랍니다.
깼다 잤다 깼다 잤다. 애초에 야행성이니까요.
번외로 뽀로로 (...)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던 곳이었습니다. ]
[ 너 지금 내 고기를 니가 먹어버린거냐?
슬금슬금. ]
[ 으르렁 쿵쾅. ]
[ 아따 간만 봤당께.
시나리오 쓰고 앉았네. 일로 안와? 콱. ]
[ 동물의 왕국 - 사자 편
마침 먹이 쟁탈전이 시작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먹이의 서열싸움이 치열해서, ' 니가 지금 내 고기를 스틸한거냐' 하고 겁나 으르렁 대면서 싸우더군요.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광경이 치열했습니다. ]
[ 나이를 먹은 아시아코끼리인데 ,
이상하게 확대하고 줌 땡길때마다 사람의 면모가 보이던 녀석. ]
[ 철새관. 여러 종류의 철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갯수가 부족한 철새는 아예 여기서 개체 수 증가를 목적으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
[ 뒷짐 지고 가는 폼이 예술. ]
[ 백로인데 꼭 표정이 쿵푸팬더 의 쉔을 생각나게 하는 녀석.
어엏? 뭘봐? 하는 뉘앙스마저 풍겨오더라구요. ]
[ 그녀의 목욕.AVI
사람이나 새나 방금 씻고 나오면 간지가 아주 일품입니다. ]
[ 타이밍을 간보는 철새의 눈빛.
한창 철새끼리 먹이 싸움이 벌어지던 장면이었는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폼새가 우두머리 같았습니다. ]
[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는데 발가락은 살금 살금 움직이던 부엉이. ]
[ 아따 그녀석 모델해도 되것네. ]
[ 콘돌 특유의 썩은 고기 냄새가 나던 곳이었는데 ,
묵묵히 노려보던 카리스마가 멋졌던 녀석이었습니다.
고개를 빼지 않고 미동도 없이 눈만 껌벅껌벅. ]
[ 공작마을? 뭐하는데지?
하고 들어가자마자 눈에 떡하니 보이는 꿩!
' 헉 여긴 뭐지? ' 하고 망원태세 돌입. ]
[ 세상에 내 눈이 지금 HDTV 화질 테스트 하고 있는건가?
그렇게 찍고 싶었던 새들의 생생함을 바로 코앞에서 찍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왕래하는 통로로까지 왔다갔다 거리는 수십마리의 공작새들.
서울동물원의 가장 큰 컬쳐쇼크였습니다. ]
[ 내가 이런데를 왜 이제서야 왔을까.
이런 후회가 들 정도로 아름다운 공작새들의 면모를 10cm 의 거리에서 망원을 땡기며 찍는 그 맛.
이런 큰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곳이 있었구나! 라는 아주 멋진곳이었습니다.
공작 마을을 온 것만으로도 동물원의 큰 목적을 달성 한 것 같은 기분에 빠졌습니다.
동물원 오시면 공작마을은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합니다.
공작새를 만질 수 있는 거리에까지 수십-수백마리의 새들이 눌러앉아있습니다. ]
[ 흉폭한 랫서팬더가 먹이를 쥔 채 신경전에 돌입했습니다. ]
[ 너 안줄꺼임. ]
[ 아까는 쉔이 있더만. 미스터 시푸 왜 거기 계세요. ]
[ 흉폭하고 지능적인 랫서팬더가 앞발을 사용해 먹이를 먹는 모습입니다.
얘네들 찍는 내내 인기가 너무 좋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제일 찍기 힘들었던 녀석이었습니다.
카메라 든 채로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인기가 단연코 탑. ]
[ 좀 상당히 재미난 포인트였는데, 랫서팬더 우리의 구석에 있던 수도관입니다.
근데 생쥐 한마리가 배수로를 타고 기어오더니 , 급기야 물을 낼름낼름 훔쳐마시면서 사람들 간을 보더랍니다.
랫서팬더를 보던 사람들이 '헐 저기 생쥐봐 ㅋㅋ' 이러는건 덤이었고, 먹이를 주던 사육사도 괜히 피식거렸다는 후문. ]
[ 헤헤 다들 안녕? ]
[ 나 아까 걔 아님.JPG
늑대관에 있던 녀석. 하나하나 다 개성있고 오히려 개 중에는 시큰둥하게 있는 녀석까지.
늑대와 코요테는 엄연히 다르지만 꽤 알아보기 힘들더라구요. ]
[ 역시 잠은 에이스.... 가 아니라 나무침대가 최고지.
재규어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고양이과는 잠자는게 정말 똑같더군요. 불러도 안깨우는 저 행복한 표정. ]
[ 털고르기.
얘도 비슷한 과목이었는데 , 맹수답지 않고 귀엽게 털고르기를 하는 녀석.
오후햇살 받아가면서 참 느긋- 한 것이 찍는 내내 부러웠습니다. ]
[ 점심에 들어왔는데. 어느새 문닫기 1시간 전이었습니다.
제 시간을 훔쳐가고 , 몇십년 만에 생긴 추억을 만들어준 서울동물원에게 무한히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
[ 서울대공원의 기억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집에 갈때 이용하는 리프트. 유일하게 어머니와 이걸 떼서서 타고 집에 갔던 기억이 생생했습니다.
식물관? 같은 곳만 가고 정작 동물들은 기억에도 없던 어린 나이.
그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서울대공원에서의 좋은 추억은 별로 없던걸로 기억하던, 저의 감.
하지만 이걸 타자마자 확 살아나더군요.
아, 내ㅐ가 그래도 여기서 좋은 기억은 하나쯤은 있었구나. 하던 것을.
혼자 타는 내내 추억에 젖었던, 괜히 뭉클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제 다시 어머니 다시 모시고 꼭 올겁니다. ]
[ 해가 늦게 떨어지는 , 산 너머로 사라지는 광경을 마지막으로 담으면서.
참 거짓말 같이 맑았던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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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에세이급으로 많이 커졌습니다.
대공원 이야기는 잘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빠서 가시지 못하시는 분들은 이걸로라도 달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추억도 새로 새기고, 예전의 추억도 되새김질 해보고. 부족한 스킬도 하나 둘 채워오고.
그러면서 괜시리, 서울동물원이 이렇게 크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저질체력으로 오전부터 가서 쉼없이 돌고 왔습니다.
괜히 초딩감성을 20년만에 다시 쥐어보면서,
에버랜드의 동물원만 동물원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 정작 에버렌드도 안가봤습니다 ^^; )
하지만, 결론은 결국 어머니 모시고 나들이 한번 꼭 와야겠다는 효자감성만 되새겨 보며 마무리해봅니다. :)
많이 늦었네요. 사진 봐주신 모든 오유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俟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