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쉬는 날 불러서 미안하니, 중국집에 뭐 시킬때 앞에 삼선붙은걸로 시키고 탕수육말고 깐풍기나 팔보채같은걸로 먹으라신다. 총무부에 오늘 식대 영수증 태클걸지말라고 지시했으니 이따가 퇴근하고 술이든 고기든 더 먹으려면 먹으란다. 분위기를 보니 그럴 일은 없을것 같다.
그러고보니, 오늘 출근한 사람들 전부 솔로라는 공통점이 있다. 회사에 빅브라더가 있는게 분명허다. 어쩐지 작년 크리스마스즈음에 헤어진 모대리의 키보드질이 날카롭다. 두돠다다다닥. 저기... 모대리??? 왜엽??? 아니. 쉬엄쉬엄하라고ㅎ 이제 눈도 안마주칠께 미안해 일봐요. 이따가 결재받으러 올때 오타수정은 지적도 하지말고 파일도 달래서 닥치고 내가 해야지. 주말특근인데 이렇게 모두들 집중력있게 일하는 거 처음본다.
히터는 분명 따듯한데 가끔 주고받는 대화가 영화 투모로우에서 불어닥치는 얼음바람급이다. 인간은 자연 앞에 작아지는 법. 닥치고 있어야지.
창 밖을 보니 커플들 엿먹으라고 바람이 매섭다. 후훗 꼬숩다. 커플들 소고기값으로 삼겹살먹는 날인데 이렇게 특근수당받으면서 일하니 신이 난다. 이 돈으로 코에이프라이스가 붙은 삼국지 13 한글판을 질러야지ㅋ
올 겨울을 맞아 사무실에 새로 들인 가습기가 성능이 매우 좋다. 히터도 따듯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가가 촉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