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인데 하필 일이터져서...공부도안되구 연애고민글 올립니다.
어제 남자친구와 술집에서 간단히 마시면서 대화했어요. 그러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남자친구에게 제 비밀을 말했습니다.
저는 재수할 때 학원에서 4명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습니다. 제가 재수할 때 열심히해서 주목받는게 그 친구들에게는 미워보였고, 계속되는 오해와 저 또한 그 친구들이랑 지내는게 불편해서 혼자 다니다가 다른 학원으로 옮겼습니다. 그 친구들은 저랑 애초에 성향도 안 맞고 기숙사에서 하지마라는 짓 골라가면서 하는 얘들이랑은 더 이상 못살겠더라구요.
무튼 한 달정도 저 혼자 다니고 무척 힘들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첫 왕따였어요. 저는 이걸 어머니외에는 누구한테도 말한적이 없었어요. 말하는 거 자체도 너무 슬프고 내 입으로 내 상처를 언급하는게 힘들어서 누구한테 말한적이 없습니다.
근데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는 정말 제가 살아오면서 제가 배울점이 많고 저랑 잘 맞는,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는 말해도 될 거같아서, 내 아픔을 보듬어주고 알아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왕따당한걸 말했습니다.
근데, 제 얘기를 하니까 공감은 커녕 자기 학창시절 얘기하면서 주제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 자기얘기만 계속 하더군요.
저는 왜 말했나 싶고, 하도 허탈해서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무슨말 하는지 끝까지 들었는데 결론은 자기 입시얘기 하더군요...ㅎㅎㅎ...
내가 지금 이 사람이랑 의사소통이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왕따를 당했으면 적어도, 최소한의 위로는 들을 줄 알았습니다. 근데 계속 자기얘기만 하더군요. 저한테 말할 기회도 안주고 자기 이야기에 심취해서 계속 하덥디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제가 왕따당한거 어머니 다음으로 오빠한테 얘기하는거다...가벼운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 하니까 그제서야 본인도 아차 싶어하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답답하고 어이가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제 팔 붙잡는거 뿌리치고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기억도 안납니다. 충격받아서.
전화가 오길래, 오빠는 제가 어머니 언급 하기전까지는 왕따당한게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하...최소한의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못하고 그 자리에서까지 기어이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어떻게 해야하나요. 공감능력이 이토록 없는건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헤어져야하나 어찌해야하나...
아니 근데 더 어이가 없는건 평소에 본인 친구가 가난하면 불쌍해하고 폐지줍는 노인분들 안타깝다고, 직접 도와준적도 있고, 장학금 받은거 저소득층 후배들에거 나눠주고 자기 가족들을 위해선 눈물까지 흘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근데 이런 사람이 정작 제 힘든일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거 같습니다. 제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것이었을까요?
정말 답답해서 누구한테 쪽팔려서 말도 못해서 여기에다가 글 올립니다. 저 정말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ㅠㅠㅠ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저렇다니 너무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