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차 발표도 안났는데 이런 소리 하는 게 우습기는 한데, 제가 과기원에 가는게 옳은 선택일지 걱정이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얘는 문과다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했어요. 수학 과학도 잘 못했구요. 그런 제가 공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 이유는 중3때 한 과학영재학급, 고등학교 때의 동아리 활동이 너무 재밌기 때문이었어요. 효율 향상을 위해 수학 과학 지식을 꺼내 응용하는 과정이요. 진로를 바꾼 건 사실 집이 잘 못살아서 취직 잘 하는 공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과기원에 가게 되더라도 아예 연구실에서 보내는 것 말고, 석사 후 어딘가에 취직해서 일 할 계획이에요. 공정 설계를 중점으로 공부해서 실무 경험을 쌓고, 나중에는 실무를 통해 느낀 분배의 맹점과 시스템의 맹점을 분석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취직을 하겠다는 제 꿈이 과기원이 지향하는 바와 다르지 않냐는 것에 대해 고민이 들어요. 실제로 선배들 보면 취직을 생각하는 거라면 맞지 않다는 말도 들었구요. 고등학교 올라와서야 수학 과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제가 살짝 문과처럼 공부하는 성향이 있어요. 외우면서 문제를 풀어서 조금만 생각의 여지를 남겨도 문제를 잘 못푸는.. 과기원에 가려면 수학과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할텐데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들구요.
제 문과적 성향이 알앤이나 연구보고서 쓰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막상 수학과학적 자질로만 봤을때는 다른 친구들한테 밀리는 것 같고, 그게 항상 걱정이었어요. 제가 과기원에 가는 게 옳은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