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에 여러 동물 보호 단체 중 인근 대학 수의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가 있습니다.
유기 동물 구출 및 동물병원과 연계하여 치료를 해주고 분양 시키며, 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활동도 하는 훌륭한 단체로 이곳 소식을 종종 접하던 중 동물병원 앞에 전 주인으로부터 버려졌던 아이에 대한 소식을 듣고 입양을 결정하였습니다.
(며칠전 동게 올라온 분양 글중 '너가 키우지만 내가 주인이야'로 해석되어 여러 의견이 달리던 글을 봤는데 이 동아리 역시 분양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전 동의합니다. 또다시 버려지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요...)
사실, 저는 집안에서 털 짐승 키우는걸 극협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동물을 싫어하는건 아니고 어릴때 부터 사람과 동물이 사는 곳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이 몸에 자연스럽게...
(현재 시골에서 부모님도 제가 화재현장에서 구조한 믹스견 - 발발이 - 한 마리를 13년째 마당에서 기르고 계십니다. ㅎㅎ 아버지께서 직접 주사도 놔주시고 아주 건강하네요)
그러던 중 어찌 어찌해서 와이프가 저와 상의 없이 코숏 아깽이 한마리를 임보하게 되었고 저는 입으로는 "이게 뭐야"라고 잔소리했지만 몸이 막 그 냥이에게 가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결국엔 우리와 함께 살자고 마음 먹은날 범백 양성 판정을 받고 별이 되었네요
(아이들은 아직도 서울 큰 병원에 간 줄 알고 있어요)
있다가 없으니 맘이 넘 휑해서 결국 첫째 해피를 입양하였습니다. 저희집에 3번째 집으로 성묘였고 러블과 코숏의 사랑의 결실 똥고양이였는데 덩치는 또래 고양이 보다 작아도 아주 잘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전업주부이고 얼마전 늦둥이 셋째가 태어나서 집에 완전히 묶인 몸이라 고양이 혼자 있는날이 흔치는 않지만 인간보다는 고양이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개인적으로 인간의 욕심에 의해 근친상간으로 만들어진 품종묘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만)는 싫고, 업자를 통해 분양 받는것도 싫고, 가정분양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인위적 교배를 통해 지들 욕심 챙기는 인간들도 싫어서 기왕에 둘째 들이는거 아픔이 있는 냥이 데려다가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었습니다.
어제 임보하던 동아리 학생 집에가서 데려왔는데 쫄보 첫째는 하악질하고 난리도 아니고, 겁쟁이라던 둘째 산이는 구석에 숨어서 꿈쩍도 안하네요 ㅎㅎ
빨리 적응하여 둘이 우다다다 하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썰이 길었네요. 자랑 삼아 사진 올립니다.
1살된 수컷 코숏으로 임보하신던 분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먼저와서 터를 잡고 있던 첫째 빙구같은 해피 사진은 몇번 올렸었는데..대표 사진만 올리면..
어제 집에 도착 상황입니다.
쫄보 첫째와 마찬가지로 쫄보라던 둘째가 서로 쫄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