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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ravel_126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캥순이★
추천 : 4
조회수 : 126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6/15 01:33:43
발트3국이라 불리우는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유럽의 한 나라인 라트비아를 여행중이었어요
숙소는 평소처럼 8인실 여자 도미토리였고
체크인 한 후 피곤해서 낮이지만 잠깐 쉬려고 1층침대에 눈감고 누워있었어요.
제 침대 바로 앞이 창문이라, 창문틀에 제 동전지갑을 두었는데, 동전과 지폐조금, 신용카드 한개가 들어있었죠.
잠은 잘 생각은 없었던지라 방심한것 같아요.
눈감은지 얼마 후, 누군가가 들어오고 제 침대 2층침대에서 부스럭거리길래 새로운 사람이 왔구나, 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런 느낌 있잖아요
제 바로 옆 가까이에 사람이 있는듯한 느낌
뭔가 쎄-해서 눈을 떠보니
새로 온 여자가 제 동전지갑을 들고있다가 저와 눈이 마주쳤어요
당황한 그 여자는 이걸 훔치려던게 아니고 창문을 열려 했다며 횡설수설했고
제 동전지갑은 정확히 말하면 창문틀이 아닌 창문 밑 받침대에 있었기에 당연히 거짓말이라 생각했죠.
알았어, 하고 말한 후 리셉션에 내려가 직원에게 얘기했어요.
큰일이라 생각한 직원은 숙소 사장을 호출했고
우린 그 도둑여자가 숙소로 돌아오길 기다리다 그 여자를 잡았죠
그 여잔 짧은 금발에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영어를 못한다며 사장이 하는말도 못알아듣더라구요
번역기를 돌려가며 겨우겨우 얘기했는데
그여잔 억울함을 해소했고
처음엔 창문을 열려고 했다고 변명하더니
나중엔 자기지갑인줄 알고 만졌다네요
너, 그럼 나랑 비슷한지갑 있어? 하고 물으니
흔한 검정색 3단지갑을 꺼내요.
이게 내 지갑인데 이게 네 지갑인줄 알았다고? 하며 제 지갑을 꺼냈죠.
제 지갑은 오래전 이집트에서 산 지갑인데 빨간색 천에 금색 자수가 박힌 화려한 지갑이었어요.
아무리 착각하려해도 착각할 수 없는.
사장이 말했어요
지금 나가면 숙박비를 환불해줄거고, 안나갈거라면 경찰을 부르겠다구요
결국 그 여자는 펑펑 울며 숙소를 떠났죠.
그후로 몇일 뒤, 리투아니아 바로 옆 나라인 라트기아라는 나라의 한 호스텔에서 묶고있었는데
숙소 친구들이 비빔밥을 먹고싶어해서 같이 장보고 비빔밥 만들고 와인한잔하며 얘기하고 있던 중,
나 리투아니아에서 이런일이 있었어, 하며 썰을 풀었어요.
듣고있던 친구들이 어디나라 사람이냐고 물어서 이탈리아라고 하니
숙소 매니져가 어떻게 생겼냐고 묻더군요.
마르고, 짧은 금발머리에 뿔테안경을 쓴 여자라고 말했고 매니져는 내일 이탈리아 여자가 숙소 예약을 했는데 체크인할때 보고 그사람이면 알려달라고 했어요.
설마 그사람일까, 전 다음날 숙소 체크아웃을 했고 야간버스로 폴란드 바르샤바에 가야해서 숙소 쇼파에서 뒹굴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왔어요. 그 도둑여자가.
체크인후 매니져는 저를 따로 불렀고 맞다고 얘기해줬죠.
매니져는 전에 그런일이 있었다는 이유로 현재 숙소에선 도둑질을 하진 않은 사람을 쫓아낼수는 없을것같다고 했고 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제가 그 숙소에 계속 묶을 사람이면 같이있기 껄끄러우니 쫓아내라고 하겠지만
전 이미 체크아웃을했고 떠날사람이니 그럴 권리가 없었어요.
매니져는 미안해하며 대신 자기가 그 여자를 주시하고 있겠다면서
혹시 다른 사람들이 물으면 아니라고 해달라며 부탁했어요.
다시 쇼파에 앉아서 다른 여행객들과 수다떠는데 새로온 그 여자가 저를 못본채 들어오더라구요.
한명이 새로왔냐, 반가워하며 어디나라사람이냐 묻고는, 이탈리아 사람인걸 알고 절 쳐다보더라구요.
제가 말 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게될 상황이었죠.
다같이 비빔밥먹다 들은 얘기였으니까요.
나중에 저를 본 여자는 혼자있을때 와서 말하더군요.
그때 너 맞지? 세상 참 좁다. 난 여기선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
그래, 여기선 꼭 문제 일으키지마.
근데 진짜 웃겼던건
그여자 영어 잘하더라구요
체크인할때 영어 술술 하더라구요. 네이티브인줄.
전 숙소에서 못알아듣는척 연기도 잘하네요
세상은 좁고 미친사람은 많다는걸 다시한번 느낀 사건이었어요.
여담이지만
외국친구들 비빔밥 엄청 좋아한게 기억에 남아요
건강음식 같다며 냄비에 붙어있는 밥까지 긁어먹음
물론 고추장은 맵다며 콩알만큼 넣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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