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곳은 개인주택 1층이구요 2층이 주인집이고... 뭐 아무튼 흔한 집이에요. 평소에 낮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잡상인이라 택배아저씨처럼 신원이 확실한 사람이 아니면 집에 없는 척 합니다. 그런데 ... 이번 경우에는 불행하게도 현관문이 불투명한 유리라서, 현관앞에서 방금 온 택배박스 정리하던 차에 문 두드리는 누군가에게 딱 걸렸네요...
누구시냐고 물으니 -안녕하세요~~~~~저 이웃에 사는 유진이 엄만데요~~~~
...??? 내가 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애엄마가 왜...?라는 생각에 처음엔 집을 잘못찾아왔나 했거든요. 그래서 누구시라구요? 라고 했더니
-지금 바쁘세요오~~~?? 시간 있으세용~~~?
막 되게 사근사근하게 말꼬리 늘어지는 말투가 뭔가 촉이 안좋아서 절대 문 열어주지 말아야지 싶더군요... 딱잘라 지금 바쁘다고 시간 없다고 하니 잠깐이면 되는뎅~~ 하더라구요. 지금은 곤란하다 그래도 '그럼 조금있다가 올께요~~ㅎㅎ'하길래 갈줄알았는데!! '한시간 후에 오면 되나요옹~~??'이럼... 아 뭐지 이 끈질김. 뭐 무슨 자료만 잠깐 봐 주시면 된다고 하면서... 바쁘시다니까 한 3분만 시간 투자해주시면 정말 감사할거라면서...
계속해서 됐다고 가시라고 하니까 문만 좀 열어달라고 계속 문앞에서 서성이구요.. 솔직히 뭘 믿고 문을 열어줘요;;;; 결국 적당히 아 좀 가시라구요!하고 대거리 하다가 짜증나서 여긴 어떻게 들어오신거에요? 하고 따지듯 말하자 당연스럽게 '대문이 열려있더라구요 ㅎㅎ~~~'하구요... 문이 열려있대도 여기는 사유지인데 마음대로 들어오시면 안돼죠! 라고 하니까 대뜸 하는 말이 가관...
'방에 들어간것도 아닌데요 뭐 ㅎㅎㅎ'
이때 깨달았다고 하면 늦은걸까요. 무슨짓을 해도 말이 안통하는거라는걸.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말도 못하고 서 있다가
집주인 아저씨가 아무나 막 들어오는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그만 가 주세요! 하고 무슨 말을 하던지 무시했습니다. 집주인에게 연락할까봐 그런지 한동안 뭐라 궁시렁거리다가 옆집으로 가더라구요. 대뜸 문 열어준 옆집 할줌마에게 애도를.
지금 방에서 뒹굴거리며 생각해보니 이게 뭐지 싶네요. 역시나 전도인가... 이 근처에서 전도 오는 사람들은 적당히 끊으면 적당히 포기하고 가거나... 애초에 왜 애엄마라고 들먹거리는지 ㅠㅠ 이런 수법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