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남동생이랑 살 때는 몸이 아프면 괜찮냐 물어봐주고, 먹을거리 챙겨주고, 누워서 다른 생각 안하고 편히 몸 추스릴 수 있도록 다독여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결혼하고나니 아무리 아프다 말해도 누구 하나 돌아봐주지 않고, 아픈 몸뚱이 질질 끌면서 누군가를 위해 일해야하고 돌봐야하고, 잠시 눕는 것조차 사치이고, 못견디게 아파 누워 쉴 때도 하루종일 먹지도 못하고 방치되는 게 전부네요. 결혼 전에는 맘이 아프면 아무 말없이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묻지않고 기분전환 시켜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결혼 후에는 맘이 아프면 모두 다 잘 적에 몰래 혼자 일어나 깜깜한 거실에서 창 밖 바라보며 우는 게 다네요. 잠든 아가가 사랑스러운데 나는 왜 예전만큼 자유롭고 행복하지 못할까요. 아가가 웃어주면 그보다 큰 기쁨이 없는데 한번씩 너무 쓸쓸하네요. 아직 결혼 안한 남동생이랑 다시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구요...
모두 다 버리고 길을 떠나고 싶다가 엄마 없으면 세상 잃은 듯 우는 우리 아가 생각에, 뱃속에서 나도 있다고 쿵쿵 두드려주는 또 다른 아가 위로에 마음을 다잡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