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렴풋 알아챈 건 6살 정도?
유치원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제가 남자인 줄 알았어요.
기억은 안나지만 자아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 부터
엄마의 말씀에 따르면 치마나 레이스 달린 옷을 입히면 울었다고ㅋㅋㅋㅋ
그리고 서서 오줌쌌다고 그러네요ㅋㅋㅋㅋㅋ
제 기억에도 저는 항상 로보트, 장난감 칼, 장난감 총, 레고 이런 것만 갖고 놀았고
부모님이 큰맘 먹고 비싼 소꿉놀이 세트 사다주셨어도 관심도 안 가졌대요.ㅋㅋㅋ
그러고 보면 유치원 때까지 단짝 친구들이 모두 남자친구들이었어요.ㅋㅋㅋㅋㅋ
유치원 때 친했던 애들은 전부 남자친구들 이름만 기억나지 여자친구들 이름은 전혀....ㅋ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아, 내가 여자아이구나' 하고 알고
세상의 '여자'라는 틀에 눈치를 보며
조금씩 나 자신을 맞춰가기 시작한 건 10살 무렵인 거 같아요.
그래봤자 일주일에 한번 종교행사를 갈 때 치마를 입는 거 정도였지만요.
나머지 6일은 선머슴처럼 살고ㅋㅋㅋ
제가 10살 무렵부터 '여자'라는 틀에 저를 맞춰가기 시작했잖아요?
저한테 동갑 남자사촌이 있는데, 그 애랑 거의 13살 까지 같이 살다시피 했거든요.
참....그때부터 제 남자사촌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구요.
나도 쟤 처럼 입고 싶은 남자 옷 입고 싶은데 부럽다....나도 마음대로 남자캐릭터로 게임하고 싶은데 쟤는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ㅋㅋㅋ
14살이 되고 사춘기가 좀 오면서 부터는
내가 여자인 거에 대해 불만이 점점 옅어진 거 같아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불만이 점점 옅어진 게
자연적인 현상이었던 건지
아니면 세상에 순응 해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6살 때 유치원 입학하면서 여자아이 유니폼 맞출 때는 그렇게 싫고, 나도 옆에 남자애가 입는 저 옷 입고 싶은 생각 뿐이었는데
14살 때 첫 교복 맞출 때는 마냥 설레기만 하더라구요.ㅋㅋㅋ
솔직히 남자 교복 입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하긴 했는데
밖으로 표출하는 순간 이상한 애로 생각될까봐 바로 접었어요.ㅋㅋㅋㅋㅋ
그렇게 저는 점점 '여자'가 된 거 같습니다.
지금도 여자여자 하진 못해요.
이런 말 좋아하진 않지만, 소위 여성성, 남성성 이라는게 있잖아요?
평균적으로 여자가 여성성 7, 남성성 3이라면
저는 한 5.5 : 4.5 쯤 되는 거 같아요.ㅋㅋㅋㅋ
하고 다니는 것도 티셔츠에 청바지 혹은 까만바지.
별로 꾸미지도 않아요.
화장도, 눈썹 다듬는 것도 20대 중반에서야 시작했으니...ㅋㅋㅋㅋㅋ
그리고 공대 나왔어요.ㅋㅋㅋㅋㅋ
다행인 건(?) 그렇게 다녔는데도 남자같다거나 선머슴 같다는 면박은 안 받았어요.
체구가 작고 생긴건 딱 여자애 같이 생겨서 그랬나봐요.ㅋㅋㅋㅋㅋ
대신 '넌 진짜 꾸미면 예쁠텐데' 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어요.ㅡ.ㅡ;;
음, 그래서 제 이상형이 피부 하얗고 귀엽고 예쁘게 생긴, 성격도 여성여성한 남자인걸까요??ㅋㅋㅋㅋㅋㅋ
제가 남성남성해서?ㅋㅋㅋ
어....어떻게 마무리 짓지....;;ㅋㅋㅋㅋ
여튼! 다들 저랑 비슷한 유년시절을 보내셨나요?
아니면 아주 어릴 때부터 본인 성별을 잘 깨닫고 계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