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와서 남편이 귀여우니 뻘글을 올립니다.
1. 시무룩한 빨래
남편은 가끔 내가 보기엔 좀 이상한 방법으로 집안일을 한다.
내 기준엔 좀 희안하게 빨래를 널던거 같기도 했었다.
가령 오늘 퇴근하고 베란다를 보니 가을을 맞이하여 세탁기에 돌려논 긴팔 옷들이 다들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당황하여
' 뭐지??! 왜 빨래들이 단체로 기합을 받는것 같지? 왜지? 왜이리 시무룩한데!'
라며 빨래들의 두 손을 펴주었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설거지할때 세탁기가 다 돌아가 남편에게 빨래를 널라고 시켰던거 같았다.
(내 손은 손이라기 보단 발이지만) 그려보자면 이하와 같다.
.....
아무래도 이건 나만 재미있는것 같다..
(시무룩)
2. 양말들의 문란한 사생활
남편은 양말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좋아한다.
"파격가 10개에 6천원" 이런것을 보면 10개~ 20개씩 벌크로 사와 신는다.
짝짓기도 쉽고, 한두개가 구멍이나도 큰 데미지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내 양말만은 꼭 개별로 사서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남편이 귀여운 양말만 보면 자꾸 사오기 때문이다. (선물이라고 준다.)
피카츄가 그려져있거나, 곰돌이가 그려져 있거나, 무지개나, 하트만발이거나, 돼지가 그려져있거나.. 뭐 그러하다.
귀여운건 귀여운것이고, 양말의 짝을 맞추려면 영 번거롭고 혹시나 신발 벗을 자리가 생기면 내가 신기엔 너무 귀여운 양말이 때문에 꽤 귀찮다.
어느날 빨래를 개며 양말 짝을 맞추다가 말했다.
나: 오빠, 양말 사주는건 고맙긴한데 나도 오빠처럼 대량으로 사서 신는 것을 더 좋아해. (그리고 곰돌이와 하트 만발은 내 취향이 아니야...)
짝 맞추기도 귀찮고.
남편: 내 양말들이 얼마나 난잡한 사생활을 가진줄 알아?
나: ???? (뭔소리?)
남편: 이녀석들은 말이다. 태어날때부터 정해진 짝과 함께하는것이 아니라, 하루는 이쪽과, 하루는 저쪽과 하며 아무나하고도 짝을 짓지.
나: ??!?!
남편: 그리고 제일 무서운건 말이지..
..
가령 이쪽을 남자, 저쪽을 여자라한다면 이놈들은 성별 상관없이 짝을 짓는다는 거야.
아주 문란해.
나: 그..그래..
남편: (끄떡끄떡)
...
음, 들었을 때 신박했는데 막상 써보니 그냥 그런거 같습니다.
이만 갑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