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신문에서 수술관련 기사가 올라 열어보게 되었다.
내용인즉슨 2살짜리 아이가 사고 후 치료할 병원을 못찾아
골든타임이 지나 결국 사망했다는 기사이다.
환자를 보지 않은 입장에서 함부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수술이나 빨리 했으면 부모의 마음은 조금 편했을까....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다보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 의사들이 돈만 알고 생명 중한지를 몰라서 이렇다.
- 니 가족같으면 수술 못한다고 했겠냐?
- 중증 외상센터 짓는다고 지원금 받은거 다 어디갔냐?
등등 똑같은 레퍼토리의 댓글이 반복된다.
과연 의사 개인의 인성이 쓰레기여서 그런 것일까?
물론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의사가 없지는 않다.
허나 대중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 비율이 높지 않고,
처음부터 환자를 돈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사람은 더욱 드물다.
그러면 도대체 왜 미용, 다이어트 영역은 병원이 넘치고
외상, 수술, 응급 등의 영역은 의사가 모자라는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결국에 돈이다.
전자가 후자에 비해 수익성이 너무 좋다.
비교가 불가능하게 좋다.
수술이나 진료의 난이도를 빼놓고 말해도
시간당 수익 자체가 2배이상 차이가 난다.
이해가 되는가?
똑같은 일을 하고서 시간대비 수익이 차이나면 짜증나는데
난이도와 위험도는 비교할 수도 없는 일이 수익차가 반비례.....
당연히 사람이면 쉽고 돈많이 버는 곳으로 몰린다.
이에 소위 진보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은
"사람을 살리는 보람찬 일을 하면서 어찌 돈을 따지는가!
기회만 주면 월 300만원만 줘도 기꺼이 할 사람이 넘친다!
너희가 이런 사람들을 의사가 못되게 입구를 막고 있지 않느냐?!"
......
그들은 왜 사회적으로는 열정페이를 비난하면서
왜 의료인에게는 열정페이를 강요하는지 묻고 싶다.
의료라는 자원의 특이가 어쩌구 저쩌구는 솔직히 개소리다.
그렇게 말하려면 전국의 의과대학은 전부다
국가에서 운영하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낙제하지 않는한
모든 지원을 정부에서 해줄때 성립하는거다.
여기까지가 외상전문의가 모자란 첫번째 이유다.
쓰다보니 글이 두서없이 점점 길어지는데 그냥 푸념이니
죽 길게 쓰는데까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는 어찌어찌 이런 환경을 뚫고서 신념하나로
외상전문의를 달고 나온 의사가 취직할 자리가 없다.
"야 지원금 받아놓고 그거 다 어디 쓰길래 자리가 없어?"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원금이 3년동안 15개 병원에 2100억이었다.
한병원에 연간 50억정도의 지원금을 줬다고 했을때
50억으로 과연 무엇을 했을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단순계산으로도 수술 의사가 최소 4명은 있어야되고
마취과 전문의에 수술 후 관리위한 중환자 전문의에
해당 수술을 위한 간호사들이랑 매번 쓰는 장비 값 등등...
상반기 꾸리기도 쉽지 않겠구만ㅋㅋ
외상수술에 사용되는 장비는 대부분 일회용이다.
장비중에 몇가지는 국가에서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게 정해놓았고,
해당부분에 대한 수가 또한 책정되어 있지 않다.
의사가 돈을 써서 환자를 살리는 구조다.
뭔가 잘못되어 있지 않나?
일단 응급으로 외상전문의를 고용하고 환자를 받는 것 자체가
적자를 만드는 수가 자체가 문제인 거니까.
이국종교수님 정도 되는 사람도 1년에 병원 적자를 8억을 낸다.
외상센터에 의사가 이교수님만 있는게 아니니
모든 의사가 크고 작은 적자를 내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교수님정도 되야 취직을 보장받지
저기서 나간 전문의들이 15개 외상센터를 채우고 나면 나머지는?
민간병원이 연간 적자를 억대로 내는 의사를 고용해줄까?
그래서 대부분 외상전문으로 고용하고 일반진료도 같이 맡기며
당신때문에 병원에 빚이 생기네~ 하면서 압박을 넣는다.
이게 몇년쯤 되면 ㅅㅂ 내가 이거 왜하고 있냐는 생각이 당연히 들지;;
그래도 타직종에 비해 의사가 많이 버니 양보하라!
이쯤되면 그냥 할말이 없다.
타직종 수익을 올리기위한 투쟁을 해야지 왜 의사 수익을 까냐?
의사가 타직종 수익을 침해하냐?
건보료가 전부 의사한테 가냐?
안됐지만 의사도 건보료 지급받기 굉장히 힘들고
심평원이 건보료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현재 의대생이나 인턴의에게
외상전문의 과정을 하는게 어때? 라고 권유할 수 있을까?
모병원의 흉부외과 교수님은(주니어스텝) 애들한테 미안해서
우리과 쓰란 말을 쉽게 못하겠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자기는 재밌어서 하는데 솔직히 이것도 교수 됐으니까 재밌지
아니면 얼마나 막막하고 답답하겠냐고...
시작은 안타까운 사건에서 시작해서 그냥 푸념글이 됐는데
참 나라가 팍팍하고 뭔일을 하든 살기 힘들어진다.
레드오션 레드오션해도 결국에 미용이다.
대류, 미용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