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일관성이 없으니 술먹고 즉흥적으로 쓰고 있다는 걸 알만한 분은 아실 듯.
하여간 이어서 써 봅니다.
여친과 제가 두 달 후에 결혼예정이었던 걸, 경찰은 첨에 몰랐어요. 제가 일부러 말 안했어요. 말하는 순간 재밌어질 거라는 걸 알고 말 안했어요. 신문에 신파극 소설좀 많이 써지겠죠. 새벽에 묻지마 살인사건, 거기에 두달 후 결혼할 약혼녀.
참 내가 봐도 뉴스감이네. 자극적이고 신파적 요소도 있으니, 꽤 괜찮은 소재입니다.
사건 다음날 부검을 하고, 시신을 가지고 오산에서 장례를 치릅니다. 저는 아직 병원이었고요. 장례식은 3일장도 아니고, 2일장이 된겁니다. 그나마 마지막날은 발인이니, 단 하루 뿐이죠. 수술하고 바로 다음날 퇴원했어요. 동행하던 형사들도 철수했고요. 그때쯤엔 국과수 1차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가. 좀 황당하더군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냥 그렇게 막 다들 가버리면...난 사람 죽였는데 말임.
이러다 내가 멀리 도망가면 어케 하려고 그러냐니깐. 암데나 가래요. 다 찾을 수 있다고. 그러면서 웃으면서 갑디다.
아마 여친네 쪽에선 제가 장례식에 참석 못할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고. 병원에서도 말렸고요. 환자가 자의적으로 가려고 해도 병원에선 막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어서, 내가 지금 생명이 위중한 상황도 아니고, 정 부담되면 각서 써주겠다고 하고 그러고 나왔습니다.
근데 그러기 전에, 경찰측에서 전화 한통이 왔어요. 장례식장 주소가 어디냐고.
살짝 이상하다 생각했지요. 부조금 보낼 것도 아니고, 방금전에 일 없다고 철수했으면서 장례식 주소를 묻는게요. 그래도, 내 소재지는 알아둬야 하는 것 같아서 알려줬습니다.
저는 그 주소를 제게 전화걸었던 그분이 필요에 의해 획득하고 고의로 흘렸다곤 보지 않아요. 그 말투에서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했음을 느꼈거든요. 그리고 훗날, 그 부탁한 누군가는, 또 아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물어봤던 거라는 걸 알게됐지요. 그리고 그 의뢰한 민간인은 Y팀의 의뢰를 관심종자가 되고 싶어서, 경찰서에 있는 아는 지인에게 물어봤던 거고요.
즉, 다 같이 이 재미난 사건에서 관심종자가 되고 싶어했던 거예요.
여하튼 그렇게 해서 장례식장엔 궁금한이야기Y 취재팀이 오게 됐습니다. 유일한 언론으로요. 걔들이 신분을 밝히자마자 쌍욕하고 쫒아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알고 왔냐니깐, 모 피자업체를 댑니다. 거기서 직원으로 일하긴 했죠. 근데 그거 경찰 조서에서만 알 수 있는 건데? 더구나 거기 애들이 사건은 알지만, 여기 주소는 모르는데?
그 순간 한순간에 그림이 쫙 그려집니다. 이 빌어먹을 X맨이 넘치는 세상 같으니..
여기가 첫 포인트입니다. Y팀은 장례식 왔다가 욕처먹고 그대로 쫓겨났습니다.
두번째 포인트.
사건 현장 청소를 제가 할 순 없습니다. 누굴 시키기도 그렇지요. 해주는 업체가 있답니다. 경찰이 알려줬고요. 그 비용은 국가에서 내줍니다. 물론 제 경우는 피의자, 피해자가 섞이긴 했지만, 경찰에서 대충 퉁쳐서 피해자 신분으로 공짜로 진행했습니다.
그 이전 보름여를 저는 그 집에 간 적이 없습니다. 그날도 업체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수원에서 갔습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미리 대기타고 있더군요. Y팀이. 이쯤되면 경찰 내부에 X맨이 존재한다는 건 확실해집니다.
왜 이렇게 그런거 알리면서 본인의 잘남을 증명하려는 인간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종특인가요.
별 얘기 안했습니다. 방송에 보면 잼나게 편집해놨는데, 30여분 대화를 했습니다. 주 포인트는 나는 '음주에 의한 우발적 살인'이라는 게 싫다. 그럼 가해자는 술이란 소리지 않느냐. 술 먹으면 다 그렇게 남의집 들어가서 누군가를 막 찔러 죽인다면, 금주법 시행해야 되는 거 아니냐.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수사기관도 아닌데, 피의사실 공표가 뭔지는 알기에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자제했습니다.
또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뷰 안하는 거고, 카메라 돌리지 말라고 했고,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혹시라도 텍스트라도 기사화하지 말것을 요구했고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입장이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니네가 군을 파봐서 뭐라도 건져오면 안에서 있었던 일을 인터뷰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검찰 송치 이후라면, 경찰의 최종 언론브리핑도 있을 테니, 송치 이후라면 그알 팀이 온다면 해줄 수 있다고도요. 정말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못했으니까요. 음주로 종결나는 건 이해못하겠어서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거기랑 옆사무실이라고 하더군요. 피디가 서로 선후배라고. Y팀이 원래 그알팀이었다고.
걔들과 했던 대화중에 그것도 있습니다. 지금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 해줄 수도 있는데, 검찰 송치 전까지 묶어둘 자신이 있느냐. 니네가 지금 여기서 묶어두겠다고 나한테 말을 해도, 어차피 찍어가면 책임피디가 내보내자고 하면 거부할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맞답니다. 그러면서 걔들이 그럽니다. 데스크에서 2주 후에 방영하기로 결정해놨다고. 이게 포인트입니다. 이미 이 아이템은 방송확정된 상태란 말입니다.
==================
사실상 저때 이미 끝난 게임이지요. 조건값들은 다 정해져 있습니다.
군에 대한 관심은 없었으면 하는 군의 입장.
우리 애가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으며, 국과수에서 사건 당일날 장건희가 제 여친을 죽였다고 확정지어버린 상황을 이해 못하는 장건희네 유가족.
피의사실공표죄 때문에 그 어떤 수사정보도 알려주지 않는 경찰측.
방송 날자는 박혔는데 경찰이나 저에게서나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Y팀.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너무 아까운 아이템.
Y팀은 슬슬 미쳐갑니다.
그게 책임피디가 시킨 것인지, 직접 일선에서 뛰었던, 저랑 대화했던 그놈들이 그짓을 벌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책임피디니깐 책임져야겠죠.
이들은 소설을 쓰기로 작정합니다.
장건희네 유가족의 말만 듣습니다. 백지에서 시작하여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언론인의 자세는 그냥 다 믹서기에 갈아서 마셔버리고요.
내가 듣고, 내가 보고, 내가 인식하는게 어느 일방향에서 나오고 있으며, 다른 방향의 소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해야 하는게 언론인의 자세겠죠. 근데 그건 언론학 교과서에나 있을 이야기고.
작정한 단체범죄는 관성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알아보니 쟨 흙수저고, 음식점 배달일 한다고 했으니깐 빽도 없어보이고~. 감히 기자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첫대면에 쌍욕도 해서 인상도 안좋은데~. 우리가 너 깔아뭉갠다고 해서 니가 뭐 어쩔건데? 이런 마음도 밑바탕에 깔려 있었겠죠.
X맨을 통해 알아낸 대략적인 정보를 토대로, 얘들은 카톡아주머니와의 접선에 성공합니다.
지금 두바이에 계시는 그 아주머니는 언니집에 잠깐 놀러왔고 우연찮게 아들과 카톡대화를 하다가 비명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참고인 조사도 받았고요.
길게 말할기도 귀찮으니. 네 번 왔답니다. 인터뷰 요청도 없었고요. 카톡화면만 찍고 간다기에 별 생각없이 응했다더군요. 그런데 네번 모두 유독 시간을 묻더랍니다. 별 생각없이 말했겠죠.
네. 유도심문입니다. 음성만 녹음했습니다. 방송에선 대역처리했고, 그 대역을 또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본인을 모자이크 처리하면 법적 문제가 생기지만, 대역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건 문제가 없겠죠. 위법은 아니고 탈법쯤 되려나요. 그리고 그로인해 잘 모르는 시청자는 저 증언자가 실제 본인이 맞다고 여깁니다.
이들은 유도심문으로 제대로된 답변을 얻지 못합니다. 그래서 음성파일을 쪼개서 붙입니다.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스무싱(smoothing)도 제대로 하지 못했더군요. 잘라붙인 티가 역력한 튀는 음이 발생합니다.
사실 이게 답니다. 나머지는 이걸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는 부분들입니다.
아직 법적 문제가 다 해소된 건 아닙니다. '본 방송엔 대역이 어쩌고~~'하는 문구를 집어넣습니다. 전 한 5번쯤 돌려봤을때 발견했습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한 방송분에 세 꼭지가 나갑니다. 첫꼭지 시작 전 오프닝에 잠깐 등장하더군요. 한 0.2초? ㅎㅎㅎ
해당 문구 유지시간에 대한 법적 제한은 없으니깐, 시간이야 얼마가 됐든 일단 넣었으니 패쓰~ 이렇게 되겠네요.
그리고 피의자를 확정하면 또 법에 걸리니깐, 방송 전체를 통틀어서 의혹만 제시합니다. 절대 쟤가 범인이라고 말 안합니다. 다만, 쟤가 범인이 맞다는 뉘앙스만 풍기죠.
또 실컷 제가 범인이라고 90퍼의 시간을 들여 말하고선 10퍼의 시간을 들여, 우리 그냥 의혹만 낸거임. 이럽니다.
경찰측의 반응을 일부러 뽑아냅니다.(아시죠? 피의사실공표...)
그리고 그 반응을 이용합니다.
장건희 유가족이 내미는 내용으로 감성팔이도 시전합니다. 단순한 사망확인증을 부검소견이라며 사기칩니다. 부검소견은 입수할 수가 없어요! 수사기관꺼라고요. 사망원인에 손에 입은 상처가 적힐 거 같아요? 근데 그 종이쪼가리로 칼의 역진성에 의한 상처가 없다는 근거로 제시합니다. 이건 뭐, 위록지마. 딱 그거죠.
장건희네 부대 동기들이 보낸 편지를 보내며, 다들 이렇게 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휴 ㅅㅂ. 살인사건 일어나고 3일장이라 치면 찾아간 날이 발인날은 아닐테니. 사건 발생하고 바로 다음날 보내진 편지네요.
세상 그 어떤 우체국이 바로 다음날 그렇게 여러통의 편지를 보내주게 되는걸까요? ㅅㅂ 편지를 퀵으로 쐈냐? ㅎㅎㅎㅎㅎㅎㅎ
딱 보면 각 나오잖아. 부대에서 시킨거.
아니, 하라는 조사는 안하고, 편지쓰게 시켜????
뭔가 다들 참 아마추어적입니다. 덕분에 헬조선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Y팀 덕분에 알게되는 고마움도 있네요.
방송은 그냥.. TV문학관이었습니다. 프레임 단위로 끊어서 분석하다보니 그 장르소설적 기법에 감탄도 했고요. 문장 하나하나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송작가새끼도 범죄자 그룹에 끼워넣었습니다.
=====================
언론중재위원회라는 게 있어요. 87년 체제의 산물이죠.
첨에 Y가 저러기에 연락을 했죠.
위법성 조각사유가 성립하려면, 검찰 송치 이후에 방송이 되어야 하는게 아니냐. 그 이전에 저러는 건 불법 아니냐고요.
쌩깝디다.
간단히 말하면, 그냥 당하라는 겁니다. 당신 피의자니깐, 그거 어느정도 일단락되어야 받아주겠답니다.
'엥? 모지?'
네. 여기도 법알못입니다. 법을 다루는 기관인데 법알못.
훗날 10월 25일 국과수 결과가 미리 유출됩니다. 이러저러해서 정당방위임. 그러니깐 또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죠.
국과수도 X새끼다!!! 뭐 이런식?
Y가 진실인데, 저것들 수사 날림으로 하고 있다!! 저놈이 범인이라고!!
아고라 청원도 일어나고..막 그랬음.
나도 신났네. 덕분에.
네티즌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제가 아직 살아있습니다. 열폭이라는 이름으로요.
그러다가 혹시나 싶어, 검찰 송치전에 다시 문의했습니다. 사실 달라진 건 없잖아요. 조건값은.
근데 이번엔 받아줍디다. 전엔 죄송했다면서. 이렇게 큰 사건인지 몰랐다고.
큰 사건이면 받아주고, 작은 사건이면 무시하겠다는 말인가? 법리대로 해야지. 법리대로. 하여간 언중위 클라스를 이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언중위는 2번의 기회를 줍니다. 1번은 무시하고 안나와도 되고요. 역시나 SBS는 무시하고, 답변서를 제출합니다. 어디 뭐, 이런거 한두번 해봣겠어요? 저야 첨이지만, 쟤들이야 수백번은 해봤겠죠. 매뉴얼대로 합니다.
두번째 기일에도 참석안하면 안되니깐, 참석은 합니다.
허이고. 그 귀하신분, 첨으로 뵙습니다. 책임피디라는 분. 결과적으로 미안하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죠. 결과적으로 나같은 놈 만나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그랬네요. 님 나한테 왜 그랬음?
언중위는 6명의 위원을 두고 있습니다. 중재부장은 현직 부장판사가 맡는다고 명시되어 있더군요.
올해 있었던 합의중에 가장 긴 시간을 두었다고 합니다. 방송도 다 보셨고, 이미 의원들간에 토론도 많이 진행하신 상태에서 시작됐습니다.
포인트는 역시 카톡아주머니 이야기였습니다. 대역이었다는 건, 제가 찾아낸 정보지요.
근데, 카톡아주머니 연락처는 제가 알아낼 수 없는 정보입니다.
정상적으로는 입수를 못하죠. 어렵게 알아낸 그 연락처로 15일동안 국제전화를 계속 걸다가 우연찮게 다른사람이 전화를 받았고, 그거 때문에 더이상 회피를 못하고 대화를 나누게 된겁니다. 통화비만 30만원 나왔나...
아마 그 전화가 아니었다면, sbs는 계속 언론의 공익성에 의한 위법성 조각사유를 들먹였을 겁니다.
근데요. 카톡 아주머니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제가 변호사라면, 카톡아주머니 발언을 가지고 상대측과 안 싸웁니다.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고, 그 기억을 가지고 싸우면 진실은 엉키게 되거든요. 그런 정황이 있었다는 정도로 그쳐야죠.
======================
재미없지만, 자, 공부해봅시다. 전 이게 중요하다고 봐요. 카톡 이야긴 그만 하고요.
중요한건 법리고 법철학이죠.
살인사건입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위법성 조각사유를 들먹이며, 사안이 중대하기에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로, 공익을 위해, 인권을 위해 무리하게 방송을 내보냈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 방송이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뜻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여러 장치들에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을 인정하지만, 자신들의 뜻이 맞다는 확신이 있기에 위법성 조각사유가 됩니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하죠?
문제는 그겁니다. 대한민국 법엔 사자모욕죄라는 게 없습니다. 죽은 자에겐 인권이 없습니다. 그럼 누구를 위한 공익이란 말이죠? 무엇을 위해 방송을 내보냈기에 면책사유가 발생하죠?
이게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요?
날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건, 범죄입니다. 장건희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건 범죄가 안됩니다. 대한민국 법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즉, 이 방송이 쌍방 50:50으로 시청자가 갈려서 누가 범인이다, 아니다 쟤가 범인이다 라고 싸운다면, 한쪽은 죽은 이기에 0이 되어버리고 50은 100이 되는 셈입니다. 죽은자와 산자의 값은 다르니까요.
제가 줄곧, 검찰 송치 이후에 인터뷰 하겠다고 했던 이유가 그 때문이기도 하고요. 법에서 정하는 피의사실공표죄라는 게 왜 생겼는지를 생각하면 또 그렇고 말입니다.
자꾸 법 이야기 해서 죄송한데, 저 법알못입니다. 법공부 해본 적 없고요. 법철학 책 본 적 없습니다. 그냥 철학도입니다.
============================
중재부쪽에서도 왜 그리 성급하게 방송을 내보냈냐고 힐책을 했습니다.
그건 미안하다고 합디다.
뭐 길게 이야기할 건 없고, 합의문구는 중재부에서 이미 작성해서 왔더군요.
저는 거기에 '유가족에게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반론 보도'가 아닌, '정정 보도'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언중위는 준사법기관입니다. 애매한 기관입니다.
합의를 위한 기관이지, 승패를 가름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합의니깐 빠른 판결은 되지만, 누구의 잘잘못, 잘잘못의 퍼센티지를 대기업인 언론사를 상대로 충분할 만큼 뽑아내긴 불가능인 공간입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기서 합의를 한다면, 앞으론 이와 관련해선 입 닥치고 살아야 합니다. 더 이상의 민형사상 소송이 불가능해집니다. 여기서 합의하면, 저는 오유에서 떠들지도 못합니다.
그때 SBS측 변호사가 중재부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우리는 창사 이래로 "사과"라는 단어를 써서 정정보도를 내 본 적이 없다. 고려해달라."
중재부 위원이 그럽니다. 워싱턴 포스트나 LA타임즈 같은 데서는 자기네들 실수를 1면에 싣곤 한다. 실수라는 걸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 우린 해본 적 없다니깐 못한대두!
sbs는 계속 그럽니다.
앞뒤가 바뀌긴 했는데, 니들 방송보고 나 욕하던 애들 변호사 고용해서 소송걸었다가 영장 기각당했다. 400만원 날렸다. 사과도 하고 그것도 물어내라.
뭐 그렇게 얘기했더니. 일정부분은 책임지겠다고 함. 반반도 아니고, 일정부분.
솔직히 sbs에서 400만원이 돈도 아닐테고, 전부 책임진다거나 절반을 책임진다면, 그만큼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거니깐. 못한다는 의미임.
쟤들이 그렇게 나오니깐, 중재부에서 그럼 사과라는 표현은 빼고 400만원 다 받는 걸로 하면 어떰? 이렇게 나옴.
ㅅㅂ. "내가 그지 새끼냐!"
뭐...설마 제가 정말 그랬겠음? 순화시켜 그렇게 말햇음.
그래서 내가 다시 딜을 했음.
돈 달란 소리 안할테니깐. 어차피 여기서 합의보면 민형사상 소송 못한다는 거 안다. 쫑난다는 거 안다.
내 정신적 피해 그런거 이야기 안할 테니깐. 다음차 방송에서 "유가족에게 사과" 이것만, 이 문구만 넣어달라.
그러니깐 못한다고 함.
그래서 언중위는 쫑남.
==========================================
허이고 길다. 잠도 오고... 재미도 없고... 이건 후반부가 너무 루즈해서 망한 소설입니다. 내가 이래서 sbs 이야기 안할려고 했던 건데...
그렇게 언중위하고는 빠이빠이하고,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빌어먹을 언론사 상대 소송이라는게 5년에서 8년쯤 걸린다는 건 알고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시점이었죠. 고통받아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니깐.
왠지 모르겠지만, 추석에 집에 내려와 검색을 하고 싶어졌어요. 할 짓도 없고...
그러다 뭐가 딱 걸리네요.
"씨바."
욕을 너무 써서 죄송한데요. 욕이 정말 나와요.
창사 이래로 '사과'라는 단어를 써 본적이 없다????
거짓말이었습니다.
2013년. 그것도 동일한 프로그램인 궁금한이야기Y에서 '사과드립니다'라면서 자막 내보냈어요.
전문 옮길게요.
제작진은 지난 7월 19일 방송된
'자장암을 찾아온 불청객, 그들은 왜 주지를 내쫓았나'편에서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 확인이 미흡하였습니다.
또한, 관련없는 스님의 사진을 사용함으로 인해
해당 스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이로 인해 대한불교조계종과 불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유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니... 있잖아. 사과.. apple 말고 사과 말이여. 사과.
없다매? 해본 적 없다매?
다른 프로그램도 아니고, 댁네 프로그램이잖어.
==================
이게 재판정이었으면... 무슨 죄목일까요. 기망죄? 법정모독죄? 그럼 또 단순 실수인지 의도인지 알기 위해 또 다른 재판이 펼쳐지겠지.
어이쿠...
나 안할래요. 그래서.
근데 그때 합의 6부 현직 판사님한테는 알려드리고 싶긴 하네요. 그때 그 변호사년이 한 소리. 사기였어요!!!
우리 다 낚였다고!!!
====================
자장암 사건은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근데 검색해보니 제 사건이랑 판박이더군요. 한쪽 말만 들었고, 음성만 녹취하고, 대역을 내세웠고, 모자이크 처리했고, 카메라 돌리지 말라고 하고 인터뷰 했는데(인터뷰가 아닌거죠.) 몰래카메라 돌려댔고, 핵심은 쏙 빼먹고 지들 필요한 것만 편집했고.
네. 딱 제 거랑 똑같습니다. 같은 놈 짓입니다.
여러분. 이래도 궁금한 이야기 Y 보실 건가요? 한번은 실수라지만, 판박이를 두번째 벌였습니다.
첫번째는 이 병신들이 겁도없이 조계종을 건들였다가 SBS부사장이 사죄했다던가? 뭐 그래서 저런 문구가 나온 것이고,
저 같은 개인에겐 '사과'라는 단어를 쓰기엔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 거겠죠. 현직 부장판사 앞에서 사기를 칠 만큼요.
============================
여기까지가 제 사건의 전부입니다. 진짜 다 썼네요.
인제 더 안쓸랍니다. 이슈화를 시키든 말든 상관없는데요.
제가 첨에 오유에 글 올린 이유는, 하소연 겸, 헬조선의 상황을 알려드리려고 한 겁니다.
이제와서 sbs 측이 사과한들, 받아줄 생각도 없고요. 걔네 소송걸 생각도 없습니다. 사건 종료되도요.
원청이 하청 부리듯, 거기서 일하는 변호사들은 하청역할 열심히 할 것이고, 프로그램 만든 놈은 죄책감 없이 살겁니다. 사고친 책임 피디 놈은요. 첨이라면 사과한다면 속았겠지만, 알아버렸으니까요.
sbs측은 그 이전에도 휴게소 빵집소녀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적이 있습니다. 몇억 물어줬고요. 그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피해자를 양산했습니다.
검색해 보세요.
물론 많은 언론사들이 수많은 오보들을 내보내지만, sbs 교양프로그램(지들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고 우김)은 유독 이런 식으로 TV문학관을 자꾸 차리나 모르겠습니다. 님들 네이버에 보면 스브스 뉴스라고 자꾸 뜨죠? 거기 저 정당방위 나오고 나서도, 유일하게 의혹이 있다고 써재낀 곳입니다.
근데 참 인용들은 많이들 해요.
주파수는 공공재입니다. 케이블도 아니고, 공공재를 쓴다면, 공공스럽게 놀았으면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트라우마 걱정해주시는데, 제가 스마일 센터(트라우마 센터 이름이 이래요)를 갔던 이유가 뭔지 아세요?
-트라우마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는 거 같아서 왔다. 내가 지금 잠재적으로 그게 묵혀 있는 것인지 알아봐 달라-
이거였습니다.
결과는 나도 모르죠. 상담사 개인 소견이니깐.
상담사님이 저보고 '주지주의적' 인간형이라고 하대요. 첨들어봣네요. 그런 단어.
저는 저 통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컷 울었고, 실컷 분노했고, 실컷 날뛰었습니다.
너무 안 울었다 싶으면 일부러 울기도 하고 그래요. 오늘도 눈물 세방울씩 세 번 울었음.
제가 20년간 운 적이 없는데. 이 사건 겪고 나서 새로운 스킬을 하나 얻긴 했어요. 3초 안에 울기.
하여간에.. 저는 바꾸닌주의자가 될 생각도 없고, 여전히 구조주의자이며, 테러리스트가 될 자질도 없습니다.
다만, 혹여 훗날 누군가가 나랑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국가기관에서는 제발 좀 제대로 케어하길 바랍니다. 테러리스트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난 경고했으니깐, 나중에 내 탓하지 말고요.
그리고, 나보고 살인마라고 했을, 철없는 중생들이여.
니네 소송 안걸어. 명예훼손 기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안거니깐 안심하고 살길 바래. sbs도 안 걸거 같아. 사과를 받아봐야 악어의 눈물일 것이고, 위자료 뜯어봐야 그 몇푼 받자고 대법원까지 그 긴 세월 항주할 자신도 없어. 그거 내가 이겼다고 언론이 이딴 개같은 습관 고칠 것도 아니고 말이야.
뭐 쨌든, 언론한테 너무 많은 권력을 쥐어준 게 여기까지 온 것 같네요..하지만 그걸 국회가 고치진 못하겠죠. 당장의 표심을 결정하는 건 걔들이니깐.
이 글이 마지막입니다.
전 별로 이슈화 원하지 않아요. 맘껏 퍼가도 되지만, 그걸로 뭐가 바뀔 거라 생각 안해요. 검찰의 고뇌도 알고요. 나도 안다니깐? 정당방위 쉽게 허용하면 안된다는거.
마지막으로..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그거네요.
그래도 사람을 믿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