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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주의) 김치 만들다가 아련해지면서 죄책감을 느낀 일 ㅠ
게시물ID : cook_1885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제꿀떡먹나
추천 : 13
조회수 : 1457회
댓글수 : 37개
등록시간 : 2016/09/26 18:34:08
해외사는 유부징어에요. 
결게에 주로 글을 올리지만, 요게 눈팅 많이 하는, 한국 음식 사랑하는 아지매죠.
나이가 드니까 빵 이런거 눈길도 주기 싫고 밥만 먹고 싶어요. 

얼마전에 3년만에 한국다녀왔는데도 돌아와서는 계속 한국음식만 먹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으로 알타리 무를 두단 주문해서 김치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KakaoTalk_20160926_110609567.jpg

반 이상이 이렇게 벌레를 먹었더라구요. 
그래서 김치 먹다가 벌레까지 같이 먹어서는 안되니까 
소름끼치고 징그럽고 그러면서 조심 조심 벌레 먹은 부분을 열심히 정리했어요. 
벌레를 너무 너무 싫어하지만, 
김치는 한 조각도 넘나 소중하기에 열심히 정리하는데....

그런데...
그런데...
정리하다가..어느 순간 
막 죄책감이 느껴지고 뭔가 김치 만들면 안될 것 같고...기분이 좀 멜랑꼴리해지더라구요. ㅠㅠ
얘를 좀 보세요. 

KakaoTalk_20160926_110307592.jpg

글쎄 벌레에 표정이 있어요 ㅠㅠ
저는 이런 아이 처음 봤어요. 
좀 자세히 봐주실래요 ?


KakaoTalk_20160926_110307592=1.jpg

얘 좀 보세요. 
완전 공포를 집어 삼킨 표정이에요. 
막 나오려고, 자기도 살겠다고 꾸물꾸물 거리면서 기를 쓰고 기어나오는데.....
갑자기 왠 거대한 오징어가 자기 앞에서 자기를 보고 있으니까...
꿈틀거리던 몸이 경직되더니 
아련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거에요.
갑자기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이...-_-

어떤 외계인이나 거대한 외계의 거인들이 우주에 사는데, 
그들은 우주를 떠다니면서 행성을 하나씩 오독오독 페레레로쉐 먹듯이 먹는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런데 그 외계인이 어느 날 지구를 먹을라고 집었는데, 
그들이 보기엔 벌레처럼 인간들이 지구에 붙어서 꾸물거리는거에요. 

막, 이런 상상이 되면서 이 벌레가 너무 아련하고 불쌍해가지고....
벌레들이 지나다닌 흔적을 최대한 피해서 잘 다듬어서 
음식물 쓰레기통에 잘 넣어줬어요!

그곳은 행복할거에요. 
음식물 쓰레기도 많고, 그들이 안락하게 살고 있던 무 조각들도 많거든요. 

김치는 많이 했어도 총각김치는 처음 해봤는데..
참 힘든 하루였네요. 

벌레에도 표정이 있다는 건 처음알았어요. 


출처 오랜만에 빨강머리 앤을 1화부터 50화까지 이틀만에 완주 했더니 상상 열매 먹고 체한 듯 무한 상상 돋는 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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