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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날이 있습니다.
게시물ID : wedlock_48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박농축액
추천 : 14
조회수 : 1168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09/25 00: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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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딸아이는 1번낮잠을 자지 않고 칭얼칭얼
놀아달라고만 하고
작은방에 누워 자는 저사람은 아침은 언제차리나
눈치만 주고있지요. 
겨우 잠들려는 딸아이를 번뜩 깨우는 이사람은 안그래도 드르륵 거리는 미닫이문을 세차게 열고는 "밥차려준다며~~"하고 짜증섞인 말투로 나를 쳐다봅니다.
후다닥 차린 밥상을 천천히도 먹습니다. 
다먹고는 손도대지 않은 오이소박이 덜렁 식탁에 두고는 그래도 양심은 있어 제먹은 그릇은 싱크대에 넣어두네요.
"나도 밥먹어야하는데,," 작게 말하고는 칭얼거리는 딸아이 겨우 재웁니다.
감기가 무슨 벼슬인지 하루종일 작은방에 박혀 잠만 자네요,, 그래도 별수 없죠. 아이에게 옮기지만 안아도 절을 할판입니다.
그렇게 저사람이 늘어지게 자는동안 빨래를 하고  손수건을 삶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습니다.
이유식거리 사러가야한다고 했던 말을 용케도 기억했는지 늦은 오후에나 마트에 가자고 하네요.
엄마는 너저분해도 딸아이는 비싸고 예쁜 원피스를 꺼내입힙니다. 이럴때는 언니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형편 어려운 동생이 입히고 싶지만 살 엄두도 못내는 비싼옷들을 철마다 사서 보내주니 말입니다. 
나 처녀적에는 큰조카들 해준것도 없고 언니들 흔한 립스틱 하나 못사줬는데,,, 옷입히는 10분이 많은 생각이 듭니다. 
마트에 도착해 꺼낸 한마디는 "나 저녁에 뭐해줄꺼냐?" 먹고 싶은거 사라 했더니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결국은 뭐가 또 기분나빴는지 아무것도 안먹겠답니다.
아마도 만들어진 반찬을 보고 있길래 일주일에 한번이나 오는 사람이 뭘 반찬을 보고 있냐고 타박준게 원인인것 같습니다.  
그렇게 와서는 아이를 씻기고 먹이는 동안에도 작은방에 들어 앉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딸아이가 변비가 있어 약을 먹이는데 왈칵 토를 합니다.아이는 물론이고 저또한 토를 뒤집어 썼네요,
세번을 불렀습니다. 도와달라고 마지막 날카롭게 들리는 "왜불러!!!"
순간 쿵합니다. 토를 뒤집어쓴 나와 더러워진 시트는 안중에도 없고 실실 거리며 아이에게 "왜토했어??"라고 웃습니다.
몇번을 불렀는데도 안와보냐는 소리에 안들렸답니다.
마지막 짜증스럽게 대답한건 뭔지,, 하,, 그냥 가라고 하니 정말 그냥 쪼르륵 다시 작은방으로 들어가 버리네요.
아이 닦이고 입히고 시트 걷고 재우고 겨우 내옷 옷갈아입고 분해서 작은방으로 가 시트라도 좀 걷어주고 가지 그랬냐고 하니 씩씩거리며 참고 있다는 표정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문닫고 나왔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는데 무척 허기가 집니다. 
냉장고에 남은 반찬을 넣어 비빈밥과 청양고추 2개를 씻어 먹으면서 소주를 마셨습니다.
소주는 언제먹어도 씁니다.
단한번도 달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이렇게 쓴데 참 잘넘어갑니다.
그런날이 있습니다.
오늘이 그런날인가 봅니다. 
분노할수록 차분해져 취기도 오르지 않는,
오늘은 그런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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