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기운이 있는 몸으로 이른 아침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창가로 나를 바라보는 고양이는 뭐가 마음에 안든건지 나를 보며 불만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이 놈의 시키... 널위해 열심히 밥벌어오는 주인에게 그러지 말거라. 안그래도 힘들구만... 아마 저 녀석의 위계질서에서 나는 한참이나 아래인가보다.
2교대 근무. 통근시간까지 합하면 하루의 절반 이상을 가족과 떨어져지낸다. 그리고 버는 돈으로는 세가족(+한마리)을 먹여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출을 줄여야하는데 줄일 구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남는 시간을 투자해 공부도 해보았지만 책을 펴고 10분만에 자버리는 모습에 내 의지가 얼마나 허약한지도 깨달았다. 아니 의지가 아니라 체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시간의 문제인가. 주간주엔 할만한데 야간주만 되면 머리가 표백되는 느낌.
사실 돈을 위해 공부를 하니까 이렇게 힘든거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이렇게까지 힘이 들까. 그래서 전부터 하고싶었던걸 생각해봤다. 소설쓰기, 연기자, 성우..... 죄다 돈이 들어가면 들어갔지 당장에 돈을 벌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결국은 다시 돈문제로 회귀한다. 그외에도 여러가지 핑계거리가 붙긴한다만.
사실 요는 그만큼 절실하지 않다는건가 생각도 한다. 그냥 내가 먹여살려야하는 가족들을 핑계로 회피하는건 아닌가. 그건 아니다. 간단명료하게 답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