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피곤에 쩔은 몸을 달래고자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전에 쓰던 샴푸는 다 썼는지 요란한 꽃그림이 가득한
샴푸가 있었다.
'오~향기 좋은데?'
머리에 바른 거품을 박박 긁을때마다 독특.발랄한 향이 퍼졌다.
노곤함이 잊혀지고 기분이 좋아지려다가 갑자기 우울해졌다.
'내가 살면서 이런 샴푸써봐야 얼마나 더 쓸꼬…'
그렇다. 나는 탈모가 급 진전중인…아재였다.
친구들 중 몇몇은 이미 샴푸를 쓰지 않을듯한 인종도 있는…
하필 왜 나는
샤워중에 샴푸향을 음미하며
윤기나는 대머리를 자랑하는 그 동창놈이 떠오른 걸까?
한약냄새가 진동해도…
탈모방지에 좋다는 그 샴푸를 써야 덜 우울해질듯 싶다.
여보…안방욕실에 샴푸 딴걸로 좀 바꿔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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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은 잊을만하면 머리 심는거 어떠냐고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도발을 해옵니다만…아직 그정도는 아니라며 자위해봅니다. 거래처 김부장. 박이사… 두 빛나리들과 어울리는게 아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탈모는 전염되는거 같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진행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운명. 아마도 머리맞대고 술마실때 바이러스가 묻어온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